[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만약 들통나지 않기를 바랐다면 애초에 그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若要人不知,除非己莫为).
'그릇된 일이 행해진 뒤에는 어김없이 만천하에 그 전말이 드러나게 돼 있다'는 의미를 담은 중국 속담이다.
청나라 문헌에 등장하는 이 말은 한나라 매승(枚乘) '상서간오왕(上书谏吴王)의 '남이 듣지 않게 하려면 말을 하지 말고, 남이 모르기를 바라면 그 행위를 하지 말라(欲人勿闻 莫若勿言, 欲人勿知 莫若勿为)'는 격언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뒤늦게 후회할 일, 부정당한 말과 행위를 경계하는 교훈으로 중국 민간에 널리 구전돼 왔다.
굳이 우리 말로 해석하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나쁜 일을 행하면 결국 자초지종이 밝혀지게 돼있으니 후회할 일을 삼가하라"는 경고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이 속담을 2000년대 중반 베이징 특파원 재직시 주중대사관 통일분야 관계자 허가로 만난 북한 사람에게 들었는데, 그는 북한에도 유사한 말로 '자루속에 송곳을 감출 수 있갔는가'라는 속담이 있다고 일러줬다.
중국 고전과 현대문학 작품들은 '나쁜 행위는 세상에 드러나고 거짓으로 진실을 덮을 수 없으며 악은 반드시 인과응보의 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으로 '약요인불지 제비기막위(若要人不知,除非己莫为)'의 진리를 설파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반헌법 내란 피의자들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위법을 자행한 뒤에도 사과는 커녕 계속 진실을 뭉개고 정당한 수사를 지연시키며 국민 호도에 혈안인 채 사회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꾸짓고 있는데도 한때 나라 최고 지도자였던 전직 대통령과 전직 국무총리 등 내란 주요 피의자들은 한마디 사과나 추호의 반성 없이 오히려 탄압받는 정치지도자 코스프레 놀음을 하고 있다.
회개도 시원치 않을 판에 내란 규명에 나선 특검의 사법행위와 정당한 '법치확립' 노력에 대해 정적 죽이기 '정치보복' 이라는 억지 프레임을 씌워 국민을 기만하고 나라를 갈라치기 하는데 혈안이다.
내란 피의자들은 음성 녹취와 스크린을 통해 드러나는 '빼박 증거' 앞에서도 허위 진술로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며 대한민국 법 체계를 부정하는 듯한 막무가내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특검 수사나 법정에 드나드는 전직 대통령에게는 거짓과 위선, 사리사욕 만 가득할 뿐 국가 리더는 커녕 우리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식 조차 없어 보인다. 참 부끄럽고 비루한 대통령의 모습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적이고 반 국가적인 무도한 행태, 상황 모면을 위한 거짓말과 변명, 온갖 궤변을 어린 학생들이 뉴스에서 보고 따라 배우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폭압적 내란 행위에 대해 국민적 분노와 비난이 하늘을 찌르지만 전직 대통령은 여전히 회개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저들이 한때 대한민국과 5천만 우리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었던게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내란 피의자들이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고 사술을 부려대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거짓말로는 한 점 행적도 지울 수 없다.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추려고 용을 쓸수록 점점 선명하게 자루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다.
'세상에 알려져 비난받고 싶지 않았다면 애초에 정당치 못한 그 행위를 하지말았어야 한다.' 한나라 학인 매승의 수천년전 격언은 잔잔한 울림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떳떳하고 정당하게 살아야하는 이유를 이렇게 훈계하고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