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는 한예종 융합예술센터 아트앤테크놀로지랩에서 제작한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콘텐츠 '허수아비: 리킨들 (SCARECROW: REKINDLE)'이 제33회 레인댄스 영화제에서 '베스트 이머시브 씨어터'상을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1993년 시작된 레인댄스 영화제는 런던, 뉴욕, 밴쿠버 등 주요 도시에서 운영되는 국제적인 독립 영화제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이머시브 부문은 가상현실과 게임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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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허수아비: 리킨들 포스터.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2025.07.07 moonddo00@newspim.com |
'허수아비: 리킨들'은 2019년 AT랩이 제작한 VR 이머시브 작품 '허수아비'를'IP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사악한 불새들에게 심장을 빼앗긴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에 홀로 남은 허수아비와 함께 저주를 풀고 마을 사람들의 심장을 되찾는 여정을 담은 '허수아비'는 2020년 선댄스 영화제 초청을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포브스 등 주요 외신으로부터 "역대 디지털 콘텐츠 중 가장 강렬한 체험 중 하나"라는 호평을 받았다.
'허수아비: 리킨들'은 다양한 유저가 동시에 접속해 함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 Chat을 이용해 기존 작품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확장하고 관객 간의 협동 인터렉션을 더욱 강조했다. 작품 속에서 관객들은 허수아비의 심장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 함께 바위를 깨서 막힌 물길을 터뜨리고, 크리스털을 모아 죽은 대지 위에 꽃을 피운다. 이는 '서로 함께할 때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고, 세상에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제 측은 "'허수아비: 리킨들'은 감정을 깊이 건드리는 XR 체험으로,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존재감을 느끼고, 스스로 선택하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보여준다"며, "단순하지만 시적인 표현을 통해 깊은 울림을 주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속에 담긴 따뜻한 연대감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섬세함에 뿌리를 둔 몰입형 서사가 얼마나 강력하고 효과적일 수 있는지 잘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박억 감독은 "VR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매체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번 수상이 '틀리지 않았다. 계속해도 된다'는 격려가 된 것 같다. 영화제에서 만난 관객들의 진심 어린 반응이 제 마음에도 다시 불씨를 지펴주었다"고 밝혔다.
VRChat 프로듀싱을 담당한 임민재 학생은 "'허수아비: 리킨들'은 사용자 간의 '협동'이 이야기 경험의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서사 속에서 어떻게'서로 돕는' 행위를 유도하고 더 깊이 몰입하게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며 작품을 구성했다"며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협동한 과정 자체가 큰 배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작품을 제작한 AT랩 이승무 소장은 "'IP고도화 사업'은 콘텐츠가 점점 더 빠르게 소비되며 생명 주기가 짧아지는 시대에, '허수아비'처럼 우수한 기존 작품을 기술과 시대 변화에 맞춰 재해석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예종 예술가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AT랩의 목표"라고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