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의 음성으로 기록한
영혼의 각성, 그리고 반전과 평화의 전언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계 대전으로 고통받던 사람들, 질풍노도의 젊은이들을 인도해 준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집 '싱클레어 노트'(민음사)가 나왔다. 젊은 시절의 헤르만 헤세가 쓴 산문을 엮은 '싱클레어 노트'와,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에 수록된 정치적 에세이를 선별해 번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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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헤르만 헤세 '싱클레어 노트'. [사진 = 민음사] 2025.07.10 oks34@newspim.com |
헤르만 헤세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중년의 서정시인'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동시대 청년' 에밀 싱클레어로서 글을 집필했다. 싱클레어로서 헤세는 정치적이고 참여적인 글을 꾸준히 발표해 왔지만, 전후의 위험한 상황에서 그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고 산문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흩어져 있었다. 헤세를 전공한 역자인 박광자는 이 산문들을 정리해, 독일의 역사와 사회 상황에 대한 헤세의 생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읽을 수 있도록 연대순으로 정리했다.
전쟁에 대해 과감한 논조로 기고한 시사적인 글, 니체의 영향 아래 집필한 철학적 에세이, 나치의 등장을 예견한 수필까지 이제껏 찾아보기 힘들었던 산문들이 수록되었다. 이 시대의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젊은 헤세의 솔직한 생각과, 그의 깊은 정치 사회적 통찰까지 엿볼 수 있다. 갈등이 고조되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지금, 헤르만 헤세가 전하는 평화의 언어는 우리에게 뜻깊은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