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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유예기간 일주일 앞으로…구윤철 방미 무산에 '빨간불'

기사입력 : 2025년07월24일 14:06

최종수정 : 2025년07월24일 14:06

美 정부, 24일 오전 9시경 '2+2 협의 연기' 통보
구윤철 부총리, 공항 대기 중 출국 못하고 복귀
정부 "美 여러번 사과…조속한 시일 내 재추진"
관세 유예기간 일주일 앞으로…협상력 약화 우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 간 상호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협의 구도가 당초 '2+2'에서 '1+1'로 축소되면서 우리 측의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 관세 유예기간이 다음 달 1일이면 종료되는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남은 시간 내 관세율을 끌어내리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이 더욱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당초 협상은 한미 재무·통상수장 간 2+2 구조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무산됐다. 양측 정부의 통상본부장은 예정대로 만남을 가질 계획이나, 규모가 축소되면서 협상력에 제한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 美 재무장관 일정에 2+2 협의 무산…1+1 협의는 예정대로 진행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날 오전 9시경 우리 정부를 향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2+2 협의를 개최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미 측은 베센트 장관의 불참 사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양측 정부는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2+2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우리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정부에서는 베센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하기로 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이날 구 부총리는 출국을 위해 이미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전 9시쯤 미 정부의 연락을 받으면서 방미길에 오르지 못했다.

미 정부는 베센트 장관의 불참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거듭 '미안하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속한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자는 의사도 표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5일 2+2협상은 베센트 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 미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며 "미 측은 연기 요청 메일에서 여러 차례 미안하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2 협의는 무산됐으나, 이미 출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예정대로 미 측과의 만남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난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USTR 대표와 접선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23일부터 25일까지 미 정부 주요 인사와의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미 재무부와 USTR과의 2+2 협상은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협상력 제한 우려…정부 "무산 아니라 연기됐을 뿐…협의 재추진"

미 정부와의 협의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 2+2 구조가 1+1 체제로 축소되면서 협상력에 제한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관세 인하를 위한 재무·통상 양축의 공조가 어려워지면서 우리 측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협상의 핵심 의제인 '상호 관세 25% 철폐'가 재무와 통상의 공동 결정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미 측 재무장관의 불참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통상 교섭만으로는 관세율 조정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기재부와 산업부가 동시에 미 측 카운터파트를 설득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으로 협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산업부 관계자는 "재무 라인을 통해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고, 통상 라인에서는 기술적인 협상을 병행하는 등 재정 당국과 통상 당국이 동시에 나서야만 가능성이 있다"며 "한쪽 축이 빠진 상황에서는 전반적인 협상 속도와 성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상호 관세 유예기간 종료 시점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은 협상 일정 내에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재협상 일정이 잡히더라도 미국의 정치 상황 등의 변수가 여전히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상호 관세율을 조금이나마 끌어내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앞서 일본 정부가 25%의 상호 관세를 15%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만큼, 우리 정부도 최소 15%까지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미 측과 긴밀히 조율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베센트 장관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연기됐을 뿐, 협상 자체가 틀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빠른 시일 안에 다시 협상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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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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