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국, 비자만료 뒤 8년째 체류
초등학생 두 자녀는 전 남편이 보호중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등교시키던 한인 여성이 이민당국에 체포돼 추방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지역 공영방송인 KPBS에 따르면 지난 6일 출라비스타시 카미레나 초등학교 앞에서 한국계 유경진 씨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국토안보부 소속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유 씨는 2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차로 등교시키기 위해 학교 앞 도로에 주차하려던 중이었다.
2015년 미국에 입국한 유 씨는 8년 전 비자가 만료됐으며 2022년 이민법원 심리에 유 씨가 출석하지 않자 판사가 추방 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국토안보부가 밝혔다. 현재 샌디에이고 오타이 메사 이민자 구치소에 구금중인 유 씨는 범죄 전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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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ICE의 단속과 관련해 자녀와 함께 첫 등교를 하는 학부모에게 전단지를 건네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리샤 맥라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KPBS에 "2015년 미국에 입국한 유 씨가 2017년 비자 만료 이후에도 불법 체류 중이었다"며 "법원으로부터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포 당시 유 씨가 전 남편에게 전화하도록 요원들이 허용했고 이후 현장에 도착한 아버지가 아이들을 인계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등교시키려던 학부모가 학교 앞 도로에서 이민당국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지 현지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마이클 인준자(Michael Inzunza) 출라비스타시 시의원은 이민국 요원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신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학부모를 표적으로 삼은 점에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KPBS에 "누군가 서류 미비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된다면 부끄럽고 역겹다"며 "아이들 앞에서 그런 광경을 만들어내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이민 당국을 비난했다.
앞서 이 달 초에도 성직자 어머니를 따라 미국에서 합법 체류중이던 한국인 대학생 고연수 씨가 이민당국에 체포돼 억류됐다 구금 3주만에 석방되는 등 트럼프 행정부 들어 마구잡이식 이민자 추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