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매수 외지인 182명 → 139명…강남3구·용산만 늘어
부자 쏠림 현상으로 서울 부동산시장 양극화 우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 등 서울의 최상위 입지로 외지인 유입이 늘어나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거래는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산층 수요의 위축이 두드러지고 대출과 무관하게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이른바 '현금 부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규제 시행 이후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똘똘한 한채' 수요를 원하는 외지인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초고가 단지가 밀집된 지역의 외지인 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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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파트 매수 외지인 182명 → 139명…강남3구·용산만 늘어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출 규제로 인해 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된 만큼 현금을 가용할 수 있는 외지인들이 서울 강남3구와 용산 등 최상위 입지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외지인은 139명으로 전달(182명) 대비 23.6% 감소했다. 올해 1웗 53명에서 매달 외지인 수요가 유입되며 늘어났지만 지난 6월 말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줄어든 것이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수 외지인은 114명으로 한달 사이 59.6% 급증했다.
규제 이후 25개 자치구 중 대부분에서 외지인 매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용산구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최상위 입지로 꼽히는 지역에선 외지인 매수 건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송파구를 매수한 외지인은 지난 6월 7명에서 16명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어 같은기간 강남구가 7명에서 9명, 서초구가 2명에서 5명, 용산구가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전체 외지인 거래가 줄어든 상황 속에서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투자층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가치를 지닌 강남권·용산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폭이 줄어든 점 역시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상승폭이 가장 가팔랐던 6·27 대책 발표 직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5분의 1을 밑도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규제 직전 강남과 서초, 송파, 용산 등은 상승률이 70%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지난 6월 23일 기준 강남의 상승률은 0.84%, 서초 0.77%, 송파 0.74%, 용산 0.74%였다. 하지만 이달 1일 기준 강남구의 상승률은 0.09%로 대폭 줄었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0.13%, 0.19%로 줄었다. 용산은 0.13%다.
◆ 부자 쏠림 현상으로 서울 부동산시장 양극화 우려
이번 현상이 단기적 거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서울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규제 시행으로 대출에 의존해 내 집 마련을 시도했던 중산층 수요가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결과적으로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외지인과 고자산가들의 입지만 강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은 학군, 교통망, 직주근접성, 브랜드 가치 등에서 이미 서울 최상위 입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단기적 규제에도 가격 하방 압력이 약하다. 이에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투자층은 계속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서울 전체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일정 부분 안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도입 취지가 가계부채 억제와 투기 수요 차단에 있었음에도 실제로는 중산층 실수요자를 소외시키고 고가 단지로의 현금 유입을 촉진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 목표였던 실수요자 보호와 주거 안정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강남3구와 용산을 비롯한 초고가 밀집 단지는 꾸준한 현금 수요로 가격 하방 압력이 약해지면서 지역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잘 사는 사람은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더 못 산다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정책이 실수요자 보호보다는 오히려 자산 양극화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