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부 "자발적 출국 합의" 강조했지만…美 "범죄 연루자는 처벌 불가피"
"이번 강경 조치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줄여준다"...투자 위축 우려 일축
파이브 아이즈 회의서 불법 이민·범죄 대응 논의…"이민 단속 전속력 진행"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이민 당국이 앞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엘지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억류된 가운데, 대부분은 추방될 예정이고 일부는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미 국토안보부의 발언이 나왔다.
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브 아이즈' 장관 회의에 참석한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대부분은 추방 대상"이라면서도 "일부는 범죄 활동에 연루돼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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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자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영상 캡쳐] |
◆ 韓 정부 "자발적 출국 합의" 강조했지만…美 "범죄 연루자는 처벌 불가피"
이는 한국 정부가 '자발적 출국'을 통해 법적 불이익 없이 귀국할 수 있다고 설명해온 기조와 분명한 온도차를 보인다.
한국 정부는 단속 직후부터 미국과 협의에 들어가 '자진 출국'을 조건으로 귀국 절차를 추진 중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를 투입할 것"이라며 "자발적 출국은 강제 추방과 달리 향후 재입국 불이익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놈 장관의 발언은 일부 억류자가 형사 기소나 장기 입국 금지 같은 중대한 제재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한미 당국 간 메시지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놈 장관은 또 "이번 강경 조치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며 투자 위축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미국에 오는 기업들에게 게임의 룰을 분명히 알게 해주는 기회"라며 "법을 지키고 올바른 방식으로 일하려는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체류자 단속을 위해 길거리 급습, 집단 구금, 대규모 추방 등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에서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왔다.
놈 장관은 이날 회의와 관련해서는 "오늘 회의에서 정치적 논쟁은 없었다"며 "각국이 범죄 조직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로 네트워크를 차단하며, 신속한 범죄인 인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다른 나라에도 영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최근 시카고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이민 단속 확대와 주 방위군 투입 계획이 중단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든 계획은 전속력으로 진행 중"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회의에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장관들도 참석해 불법 이민, 아동 성범죄, 마약 확산 대응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