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벽에 가로막힌 노동자의 삶과 꿈…쿼드 신작 '엔드 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희곡상 수상작 연극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가 극장 쿼드에서 개막을 알렸다. 2021년 평택항 일용직 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출발해 인간의 삶과 죽음, 꿈의 의미를 탐색한다.

10일부터 28일까지 3주간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을 앞둔 '엔드 월'이 9일 첫 공개됐다. 아성이라는 이름의 노동자가 항만 컨테이너에 깔려 숨이 끊어지고, 그 뒤에 자신과 비슷하게 죽어간 무명을 만나 죽음의 이유와 삶의 의미, 벽 넘어의 꿈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연극이다.

'엔드 월'은 제2회 서울희곡상에서 "소재에 접근하는 태도의 고유함, 품위 있는 언어, 세련된 극 구성과 인물 배치, 디테일을 조화롭게 갖춘 수작"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수상에 성공한 작품이다. 단순한 비극의 전후 관계와 인물 심리를 연역적 추리 방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던지고 극중 인물들은 각자의 깨달음을 향해간다.

연극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의 한 장면. [사진=대학로극장 쿼드·이강물 ]

극을 쓰고 연출을 도맡은 하수민 작가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알포인트'의 미술작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 위 거대한 개방형 컨테이너를 배치하며 극중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함께 육중하고 거친, 그리고 막막한 삶의 무게를 담은 듯한 연출을 선보였다.

주인공 아성을 맡은 배우 마광현은 마냥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던 고교 졸업생에서 아버지의 일터인 평택항 컨테이너 일용직 노동자까지 평범한 인물을 그려낸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큰 고민은 없지만 심성이 착해 '침묵'을 외면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일어난 지도 모른 채 숨이 끊어져버린 후에야 의문과 깨달음이 반복해서 찾아온다. 자신이 왜 죽었는지, 왜 그 행동을 해야했는지, 무엇이 자꾸 마음에 떠오르는 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왜 궁금했는 지를 찾아나선다. 

무명 역의 홍철호는 엄마와 자신의 삶의 '빈 공간'을 시라고 여기는, 시인을 꿈꾸던 청년이다. 그 역시 쓰레기 처리물 공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엄마가 하려던 말 중 빈 공간이 의미하는 바를 끊임없이 곱씹고 탐구한다. 거기에 자신의 죽음의 비밀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성을 만난 그는 생전의 기억이 합쳐지는 경험을 하고 수수께끼를 적극적으로 풀어간다. 

연극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의 한 장면. [사진=대학로극장 쿼드·이강물 ]

'엔드 월'은 아주 단순하고 흔한 사건을 쉽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낸다. 항만 컨테이너 일터의 원·하청 구조, 불합리한 업무 분장, 이주 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이 매일같이 마주하는 부조리들은 극중에서도 자연스럽다. 주인공 아성이 '왜 나는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을까'를 탐색하는 과정이 길게 이어지면서 한편으로는 비극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순간도 찾아온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노동 현장의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모두가 아는 간단한 진실과 단순한 구조적 문제를 뼈아프게 꼬집는 대신, 개인의 꿈, 억울함, 아쉬움, 위로 같은 것을 먼저 얘기한다. 아성이 찾아나선 진실을 알게된 후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죽음 대신 살아있음에도 환희와 비극이 교차하며 양가적 의미가 강조될 뿐이다. 아성은 죽음 대신 누렸을 삶을 찾아냈지만, '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관객들은 모두가 다른 대답을 할 지도 모른다. 

연극 '엔드 월(End Wall)-저 벽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의 한 장면. [사진=대학로극장 쿼드·이강물 ]

이미 수 년 째, 국내에서 창작되는 연극에서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장치가 '엔드 월'에서도 반복된다.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유쾌한 장면으로 웃음을 유도하거나, 고성방가가 등장하는 연출은 창작 연극에서 더 이상 어떤 의미를 더하지 못한다. 중요한 감정을 터뜨리는 신에서 고성을 지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믿음도 이제는 식상하다. 초연 무대를 거쳐 조금 더 매끄러운 연출과 설정으로 더욱 깊이있는 수작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설연휴 한낮 18도 '포근'…16일 비·눈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올해 설 연휴는 대체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연휴 중반 강원 영동·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예보돼 귀성·귀경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인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고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을 보인다고 예보했다. 이 기간 아침 최저기온은 -4~7도, 낮 최고기온은 7~18도를 오르내리겠다. 북쪽에서 강한 한기가 남하하는 양상은 아니어서 큰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설 연휴 기간 날씨 전망. [사진=기상청] 다만 16일에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동쪽 상단으로 이동하며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내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설특보 수준의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낮아져 아침 최저기온 -6~6도, 낮 최고기온 3~11도의 평년 수준 기온을 보이겠다. 강수 강도와 범위는 변동성이 있다. 상층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경우 영동 지역 적설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이 북상하면 강수 구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연휴 기간 주의할 기상요소는 안개와 도로 살얼음이다. 15일까지 서해안과 내륙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일부 지역은 이슬비나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어는비와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귀성·귀경길 차량 운행 시 교통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13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설 명절 특화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도로·해양·공항 기상 등 이동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2026-02-12 12:51
사진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 임금 아냐"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대법원이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보지 않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12일 오전 10시 SK하이닉스 퇴직자 김모 씨 등 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매년 연도별로 당해 연도에 한정해 지급 여부와 지급기준을 정한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성과급이 지급된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에 의한 피고의 지급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SK하이닉스 CI.[사진=뉴스핌DB] 대법원은 또 SK하이닉스의 취업규칙이나 월급제 급여규칙에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없고,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 합의를 거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 대가성 판단에 관해 영업이익 또는 EVA 발생 여부와 규모와 같이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를 지급기준으로 한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999년부터 매년 5~6월경 노조와 교섭을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 여부와 기준, 한도, 지급률 등을 정해왔고, 2007년부터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PS)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EVA는 경제적부가가치로, PS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김 씨 등은 회사가 매년 정기적으로 경영성과급을 지급해온 점을 들어, 이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PI와 PS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산정한 퇴직금은 부당하다며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에서 김 씨 등은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PI 및 PS를 포함한 경영 성과급은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이거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역시 "PI 및 PS는 회사의 경영성과를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성격이 강해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 그 자체와 직접적 혹은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기존 임금성 관련 법리를 재확인했다.  right@newspim.com 2026-02-12 10: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