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통일교 차원에서 대선후보 윤석열 조직적 지원
'통일교로부터 1억 수수 혐의' 권성동 의원. 이날 새벽 구속
권 의원에 현금 1억·김건희 여사에 명품 건넨 의혹 해명할까
한 총재, 출석 전 '김건희 청탁' 묻자 "나중에 말하겠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건희 여사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7일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첫 출석했다. 통일교 측은 입장문에서 한 총재에 대해 "대한민국 법과 절차를 존중하는 분"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 빌딩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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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ryuchan0925@newspim.com |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 전달하신 거 맞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어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 전달하라고 지시했는지' 묻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왜 특검과 일정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사 날짜 정했는지'라는 질문에는 "내가 아파서 그랬다. 수술 받고 아파서 그렇다"며 "나중에 다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답했다.
다만 '권 의원 통해 해외 원정도박 수사 무마하려 했는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 통해 통일교 현안 청탁했는지'라는 질문에는 묵묵부답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한 총재는 지난 8일, 11일, 15일 특검팀으로부터 세 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심장 시술에 따른 건강 문제를 이유로 모두 불출석했다.
이어 전날 "17일 10시에 특검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 비록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지만, 특검팀 앞에 약속한 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며 "특검팀과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히며 출석 의사를 알렸다.
한 총재는 2022년 3월 치러진 20대 대선 전, 통일교를 통해 후보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직적 지원을 단행하고 같은 해 4~7월경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 청탁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원 명목으로 그의 측근인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12시 20분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팀은 이 같은 한 총재의 움직임이 그의 정교일치 이념 및 종교적 이권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를 상대로 그가 김 여사의 금품 등 수수에 관여했는지, 윤 전 대통령의 당선 이전부터 교단 차원의 부적절한 지원을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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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김건희 특검에 첫출석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한 총재의 거처 '천원궁'의 모습. [사진=최지환 기자] |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출석 이후 별도의 입장문을 냈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의료진은 여러 질환과 연관된 증상, 기능 저하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어 충분한 회복과 질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 총재는 법적 절차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대한민국의 법과 절차를 존중하는 분으로 이번 사안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실 것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바로 다음 날 심장 부위 절제술을 받았다. 현재는 거주지와 가까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상태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