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갯벌에서 구조 활동을 하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의 유족들은 22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추도식을 가졌다.
유족들은 추도식 장소에 사고 당시 이 경사와 함께 근무를 선 당직 팀장 A경위가 모습을 드러내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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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사 [사진=인천해양경찰서] |
유족들은 이날 전망대에서 이 경사가 생전에 즐겨 먹던 커피와 치킨을 바닥에 차려놓고 컵에 따른 술을 바다에 흘려보낸 후 국화꽃을 바다 위로 던지며 고인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추도식 후 유족들은 "(당직) 팀장이 왜 그렇게 지시를 내렸는지 (검찰 수사에서) 그 의혹을 밝혀달라"며 "전 인천해경서장과 파출소장에게 제기된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갯벌에서 발견된 재석이의 휴대전화에 전원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해경 측으로부터 받았다"며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내용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14일 오후 3시께 사고 지점 인근을 수색하던 중 전원이 켜지지 않는 휴대전화 2대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유족들의 추모 행사는 이날 정오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사고 당시 당직 팀장이었던 A 경위가 찾아와 2시간 늦게 진행됐다.
정복 차림의 A 경위는 국화꽃을 들고 무릎을 꿇은 채 사죄했으나 유족들은 "보여주기 쇼"라며 반발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과 문제점이 정말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며 "저는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말씀드리고, 잘못한 부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다 받겠다"고 밝혔다.
A 경위는 입장을 밝힌 후 사고 지점에 국화꽃을 두고 오겠다며 홀로 갯벌에 들어갔다가 물이 차올라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갯벌 고립자를 구조하기 위해 혼자 출동했다가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이 중 4명이 규정보다 많은 휴게시간을 같은 시간대에 부여받아 이 경사와 A 경위만 근무하고 있었다.
앞서 당직팀 동료 4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이 경사 순직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하고 있다.
hjk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