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서밋 참석해 동맹 과시, 협력 기조 재확인
갤럭시 S26 지역별 이원화 전략, 엑시노스 비중 확대
원가 절감·기술 자립 과제 병행…AI·파운드리 시너지 모색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퀄컴과의 동맹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의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이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신뢰도가 높은 스냅드래곤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엑시노스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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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사진=퀄컴] |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에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이 올해도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는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행사에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이 참석한 바 있다.
최 COO는 퀄컴과 삼성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의 연속성을 확인했다. 최 CO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현장에서 "삼성은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퀄컴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양사의 협력을 한층 더 심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퀄컴은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공개했고, 이는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핵심 칩셋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은 여전히 퀄컴의 최신 칩을 최우선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삼성은 퀄컴 의존도만으로는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냅드래곤은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 단기적으로 일정 비중의 의존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시스템 반도체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인공지능(AI) 연산이 핵심으로 부상하는 스마트폰과 미래 디바이스 시장에서 자체 AP 역량은 곧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역별·모델별 이원화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로 갤럭시 S26 시리즈는 울트라 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기본형에 엑시노스 2600을 적용하기로 했다. 플러스 모델은 스냅드래곤으로, 엣지는 지역별로 칩셋을 달리한다. 시장별 수요와 소비자 반응을 고려하면서도, 자사 칩의 상용화를 꾸준히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특히 국내 기본형에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를 검토했으나 엑시노스로 선회하기로 하면서 엑시노스 채용을 적극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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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
이 같은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안정성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스냅드래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엑시노스를 병행해 점진적으로 성능과 생태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다만 엑시노스가 여전히 성능과 발열 관리에서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한 만큼, 소비자 반응을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넓혀가는 전략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DX부문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7조7899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275억 원) 대비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원재료 매입액에서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도 17.1%에서 19.9%로 높아졌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매입 비중 확대는 곧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퀄컴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엑시노스 비중을 늘릴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가 높은 스냅드래곤을 유지하되, 엑시노스 적용을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이 부품 구매 단가를 낮추고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을 병행하면서 엑시노스를 확대하면 단가 협상력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원가 절감 효과도 두드러질 수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비중을 키우는 것은 단순한 칩 다변화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