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한 박상용 전 검사 "그렇게 들었다"
野 주진우 "공범관계 최측근이 변호사 자르려 했다면 증거인멸"
이화영 전 부지사 "해당 변호사, 저 아닌 검찰 돕는 행태 보여"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14일 실시된 202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한 증인끼리 사실관계를 다투는 일이 발생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는 이날 법사위 증인으로 출석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받아쳤다. 둘 중 한 명은 국감장에서 위증을 한 셈이다.
![]() |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09.24 mironj19@newspim.com |
이날 오전 법무부 대상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속실장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박 교수에게 "(이화영 전 부지사가) 설주완 변호사를 사임시키고 김광민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던 김현지가 그 과정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며 "직접 전화로 연락됐다는데 그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박 교수는 수원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해 수사했던 검사다.
박 교수는 "제가 직접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라면서도 "설주완 변호사가 갑자기 사임을 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민주당 김현지 님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많이 받았다, 더이상 나올 수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 |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2025.09.22 mironj19@newspim.com |
주 의원은 설 변호사가 빠지면서 이 전 지사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화영이 이재명 지사에게 (대북송금 내용을) 보고했다는 자백 직후에 설주완 변호사가 빠지고, 김광민 변호사가 들어온 후 자백이 번복됐다"면서 "전형적으로 진술을 회유하거나 변호사를 교체해 진술을 흔들어보려고 할 때 일어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 사건(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그 당시 이재명 대표와의 공범 관계가 문제되는 사건"이라며 "공범관계의 최측근(김현지)이 공범(이화영)인 사람의 변호인한테 질책을 하고, 왜 자백했냐고 따지고 변호사를 자르려고 했다면 증거인멸이고 위증교사"라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재차 "설주완 변호사가 갑자기 안나타나서 연락을 했더니 김현지로부터 질책을 당했고, 그 결과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사임결의를 냈다는 것이 명확한가"라고 물었고, 박 교수는 "저는 그때 그렇게 들었고, (검찰) 간부들께도 그 사정에 대해 전부 보고했다"고 대답했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14 pangbin@newspim.com |
마찬가지로 이날 법사위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부지사는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이 전 부지사는 박 교수의 증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물음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설 변호사는 제가 원래 선임한 변호사가 아니었다"며 "검찰 조사에 동석할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집사람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설 변호사가 저를 돕겠다고 왔다"고 언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설 변호사가 저를 돕는 게 아니라 검찰을 돕는 행태를 보여 논쟁을 하고 설전을 했다"며 "제가 좀 항의를 하니까 사임하겠다는 얘기도 않고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igh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