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심한 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이동
"중국의 도박 금지, 중국의 일대일로 거점도시인
…시안누크빌로 中 자본 많이 들어와 카지노 등 생겨"
中무비자 입국 등 韓 국민 불안감 더욱 커질 전망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캄보디아 관련 실종 신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 사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이 같은 국제 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이유는 기존에 스캠 범죄가 집중됐던 '골든 트라이앵글(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지역)' 지역 단속이 심해지면서 범죄 장소가 이전됐기 때문이다. 주로 '고수익 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을 모으는 방식으로, 피해자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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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용의자 3명. [사진=캄보디아 경찰청]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납치 감금된 우리 국민 14명이 의원실과 관계기관의 공조로 구출됐고 그 과정을 국민께 상세하게 보고드렸다"며 "해당 범죄조직은 취업사기로 청년들을 유인 납치했고 그 후 감금 폭행하면서 마약 운반, 보이스피싱 업무 등을 강제로 할당했다. 마약이 강제 투약된 사람도 있었고 성폭력은 물론 장기매매를 위한 조직검사까지 강행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밝힌 외교부 등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에서 2024년 220건으로 늘어났다. 2025년 8월 말 기준으로 330건이다.
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올해만 해도 벌써 한인회, 대사관 등에 400~500건 정도의 신고건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독 캄보디아에서 범죄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골든 트라이앵글(라오스,미얀마, 태국)에서 스캠 범죄가 몇 년 전부터 번창했는데 단속이 많아지면서 캄보디아로 장소가 이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도박 금지와 함께 중국의 일대일로 거점도시인 시안누크빌로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와 카지노 등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이어 코로나 시기에 카지노 산업 등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 이 때 생긴 빈 건물에 범죄 자본들과 집단이 모여 사기 산업으로 채우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중국계 범죄 조직이 많이 보이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인이 피해 대상이 되거나, 범죄 조직에 가담하는 것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피해 대상이 되고 있다"며 "다만, 로맨스스캠이나 보이스피싱 등은 그 나라 언어가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 구성원을 데려와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납치·감금 신고를 하는 모든 한국인들이 범죄 가담자라고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일부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중적 지위를 가진 면도 혼재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캄보디아 관련 사건에 대해 "이미 이전부터 (취업사기) 문제가 있었고, 알았으면 (범죄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한 데 젊은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좋은 자리가 없다보니 범죄조직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런 부분을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를 떠났을 경우, 또 다른 국가에서 범죄가 새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조직의 약 70%가 도망을 치거나, 타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등 국내 중국인 유입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 국민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