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심평원 국정감사 개최
강 원장, 평가위원 해촉 '말 바꿔'
해임 약속했지만…원장 사퇴 촉구
자생한방병원 특혜, 특검 수사 중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 주범의 석방을 위해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준 박병우 전 연세대 교수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으로 채용해 질타를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박 교수 해임과 강중구 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 '여대생 청부 살해' 도운 심평원 심사위원 도마 위…강중구 원장 사퇴 촉구
여당과 야당은 이날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주범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했던 박 전 교수에 대한 해촉을 촉구했다. 이후 국정감사 과정에서 강 원장이 관련된 사실을 알고서도 심사평가위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원들은 사퇴를 촉구했다.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은 영남제분 회장 부인이 이화여대 법대생이자 사법시험 수험생을 오랜 기간 괴롭히다가 끝내 청부 살해한 사건이다. 사위와 피해자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고 망상해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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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0.17 mironj19@newspim.com |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은 강 원장이 사퇴로 관련된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박 전 교수가 2013년에는 대한의사협회로부터 3년간 회원 자격정지를 받은 전력도 있다고도 밝혔다.
강 원장은 "해당 사건이 10년이 지나 임용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심사 위원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거취는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답변을 들은 백 의원은 "원장의 답변에 깜짝 놀랐다"며 "공인 업무에 대한 감수성이 이렇게 낮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혐의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대단한 감수성이고 대단한 윤리 수준"이라며 비꼬았다.
비판이 이어지자 강 원장은 박 전 교수에 대해 해촉하겠다고 답변을 바꿨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공직자는 민간 기관과 달리 훨씬 무거운 공적 책임이 있다며 업무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 원장, 자생한방병원 특혜 논란…제보 보복 의혹 '일파만파'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심평원의 특혜 의혹도 일어났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평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미인증 원외탕전 약침만 인정한다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확대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자생한방병원이 795억의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멸균 인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밖에 없다"며 "759억은 약값이 포함된 것으로, 약값은 100억 정도"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특검이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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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17 mironj19@newspim.com |
박 의원은 "특검에게 자생한방병원 관련된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했느냐"고 물었다. 강 원장은 "한 달 정도 됐다"며 "자생 관련된 탕약 자료를 요청했다"고 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감 때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특혜 의혹을 지적했었다"며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와 심평원 간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들어보니 '한지아, 서영석 난리였잖아 왜 원장을 자극해'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한의협에서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제보를 한 것으로 보고 보복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시술에 대해 청구를 못 하도록 지시했다"며 "국회가 지적한 것에 대해 원장 기분이 나쁘면 기준을 마음대로 바꾸느냐"고 질타했다.
강 원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그런 정도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