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승조원 양성 매년 100여 명… 최근 3년간 240여 명 희망전역
잠수함 1인당 1.1평, 화장실 1개… 최대 25명 이용
교도소 독방(1.63평)과 유사한 상황… "파격적 처우 개선 시급"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해군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 승조원들이 극도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대거 이탈하고 있어 국가안보 및 전력유지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며, 특히 최근 3년간 약 240여 명이 전역(조기전역 및 승조자격 해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양성되는 인원(80~100여 명)을 고려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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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5일 서해 중부 해상에서 실시된 해상기동훈련에서 승조원이 대전함(FFG-II, 3100톤) 실사격 훈련을 위해 함포탄을 장전을 하고 있다. 해군은 제10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동·서·남해 전 해역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2025.03.26 photo@newspim.com |
이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족한 보상 등에 따른 '복무 염증'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잠수함 승조원은 1회 작전 임무 시 약 3~4주간 외부와 단절된 밀폐공간, 그리고 수중 수백 미터의 위험한 상황에서 장기간 긴장 상태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들의 일 근무시간은 당직 8시간, 훈련·정비 4시간 등으로 약 12시간에 달한다. 휴식 때도 좁고 개방된 거주 공간으로 인해 사생활 보장이 극도로 제한된다.
특히, 위생 환경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좌변기 1개당 15~25명이 이용해야 하며, 승조원 1인당 거주공간은 손원일급 잠수함이 1.2평, 장보고급 잠수함이 1.1평으로, 교도소 독방 최소설계기준(1.63평, 법무시설 기준규칙)과 유사한 수준이다. 침대가 부족해 승조원 3명이 2개의 침대를 돌아가며 사용하는 '핫 번킹(Hot Bunking)' 방식이 일반적이다.
실내 공기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8.3배, 일산화질소는 2.9배에 달해 만성피로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개인 공간 부재, 화장실 및 세면장 부족, TV 시청 및 휴대전화 사용 불가로 인한 장기간 외부와의 단절 등은 복무 의욕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한 핵심 인력의 유출 증가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잠수함 운용의 전비태세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연세대가 2019년 조사한 '정신적 스트레스 측면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요인에서 잠수함 승조원의 스트레스가 수상함 승조원에 비해 높게 측정되는 등 정신건강에도 열악함이 증명되기도 했다.
황희 의원은 "잠수함 승조원들은 대한민국 안보를 수호하는 필수 전략자산이자 핵심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그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며 "1인당 연간 수천만 원의 교육비를 들여 양성한 전문 인력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족한 보상에 지쳐 이탈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군 당국은 잠수함의 특수성을 고려한 잠수함 승조원 장려수당 등 파격적인 수준의 보상 확대와 근본적인 복무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