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재건축 최고 35층, 322가구로 재탄생
김윤덕 장관, 현장 방문해 주민 불편 청취
이상경 사퇴로 공식 사과…"국민 눈높이 맞추겠다"
정비사업 기간 감축 위해 공적금융 강화
재초환 완화는 국회 논의 시 검토 예정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상경 전 차관 사퇴로 흔들린 부동산 정책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서울 성동구 성수1재건축 사업 현장을 찾아 "공직자 언행부터 바로 세우고, 20년 넘게 지연된 정비사업은 정부가 책임지고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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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성동구 성수1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사진=정영희 기자] |
◆ 차관 사퇴 파문에 첫 공식 사과…"국민 눈높이 맞추겠다"
28일 김 장관은 현장에서 사업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조합·주민들과의 면담에 나섰다. 사업현장을 순회하면서 주민 생활에 불편한 점이나 사업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성동구로부터 사업추진 현황을 보고받은 그는 "그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의 고심이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수1 재건축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수1재건축은 성수동1가 656-1267 일대 연면적 1만4284㎡에 용적률 300% 이하를 적용해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3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총 322가구(임대 5가구 포함)가 조성된다. 저층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산재한 노후 준공업지역으로, 주택이 낡고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민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컸던 곳이다.
2004년부터 추진위원회가 구성됐으나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아 20년 가까이 표류했다. 2020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2022년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 지난해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향 특례를 적용받게 되면서 비로소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김 장관은 현장 점검 배경과 관련해 "특정 지역을 먼저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20년 넘게 지연된 곳들을 중심으로 찾아가 구체적인 병목을 직접 확인하려는 취지"라며 "당장 풀 수 있는 과제는 즉시 지원하고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국회·서울시·성동구와 협력해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 사퇴로 인한 공백에 대해선 "공직자가 정책을 집행하고 발언할 때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이 문제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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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성동구 성수1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사진=정영희 기자] |
이 전 차관은 판교 아파트를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유튜브 방송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여론의 반발도 컸다. 정책 설계 핵심으로 꼽혀온 만큼 정부 신뢰에 부담이 커지자 지난 24일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공식 사과는 장관의 첫 입장 표명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면 국토부도 참여해 데이터와 현장 영향 분석을 토대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2030년까지 23.4만가구 공급 목표…"인허가 '병목' 개선해야"
이어진 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정비사업 '속도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비사업은 주택공급의 핵심 축"이라며 "정부는 2030년까지 23만4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핵심 과제로는 정비사업 기간 감축을 꼽았다. 추진위원회 단계부터 초기 사업비를 지원하고, 브리지론 보증 등 공적금융 역할을 높여 사업 동력을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각종 규제를 합리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한편, 국회·서울시·성동구 등과 협력해 절차 지연 요인을 제거하겠다"며 "중앙정부는 법령·예산으로, 지방정부는 조례·지침으로 각자의 책무를 분명히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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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1재건축 현장에서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영희 기자]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서울 전역에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가용 부지를 의원들이 직접 발굴하고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입법을 서둘러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합리적 활용, 공공부지 공급 전환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도 강화해 청년·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겠다"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인허가 구조 개편을 제안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 내 정비사업지의 경우 모든 인허가가 서울시 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구조여서 '병목'이 반복된다"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을 개정해 광역시·특별시의 자치구청장도 구역 지정권자에 포함시키고, 1000가구 이하 등 일정 규모는 구청에서 직접 인허가할 수 있게 하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패키지'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장에서는 ▲초기 비용 금융 지원의 지속성·예측가능성 확보 ▲교차 심의·중복 심의의 통합(원스톱) ▲환경·교통·건축 등 필수 심의의 병렬 처리 ▲주민 갈등 조정·표준계약서 확산 등 비재정 수단의 병행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제도·지침 보완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정비구역별로 병목 원인을 점검해 즉시 가능한 조치는 즉시, 법령 사안은 국회와 협력해 해결하겠다"며 "주민이 체감하는 주거환경 개선과 공급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