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탈북민 정착 스토리](27) 강제북송 네 번 겪은 함경도 사나이..."PPT까지 해가며 사랑 쟁취했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무산 출신 차량부품 영업사원 김성철 씨
탈북 과정서 어머니 사망 소식 접해
탈북민이란 이유로 장모님이 결혼 반대
"사랑하는 아내가 사는 이곳이 고향"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한적한 주말 경기도 성남 분당구의 거리 끝에 있는 한 카페에서 김성철 씨를 만났다. 평소 같으면 늦잠을 잤을 시간이지만, 그는 인터뷰를 위해 서둘러 두 아이를 챙기고 아내와 함께 나왔다. 팔과 다리에 매달리는 아이들을 아내에게 부드럽게 떼어 맡긴 그는 조용히 인터뷰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함북 무산 출신인 김성철 씨가 자신의 탈북 과정을 설명하며 포즈를 취했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5.11.10 yjlee@newspim.com

그가 태어난 곳은 두만강 인근의 무산이었다. 형과 함께 학교에 다니며 자라던 그는 열세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 없는 집에서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어머니는 안간힘을 다했지만, '고난의 행군'이 끝나지 않은 2000년의 시간을 버티는 일은 너무 벅찼다. 어느 날, 어머니는 "6개월 치 식량을 준비해 두었으니 중국에 가서 돈을 벌어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이후 성철 씨와 형은 어머니가 남기고 간 식량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1년을 살았다.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형과 함께 고아원에 보내졌다. 약속했던 6개월이 지나도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마다 고아원 마당의 큰 쇠가마에서 끓는 죽 냄새에 잠을 깼고, 또래 친구들을 마주치지 않으려 산길로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고아의 삶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버텼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어느 날, 안전부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중국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모아둔 돈으로 빵을 사 들고 어머니를 보러 갔다. 울타리 너머 죄수복을 입은 어머니의 모습은 낯설고도 가슴 아팠다.

[서울=뉴스핌] 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인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노동단련대에서 나온 어머니는 "두 아들 중 한 명만 데리고 중국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겁이 없던 성철 씨가 따라나섰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중국인 의붓아버지가 있는 낯선 집이었다. 매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삶이 처음엔 낯설 만큼 행복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형과 고향 친구들이 그리워졌다. 결국 그는 짐을 싸 들고 홀로 고향으로 향했다. '엄마를 찾으러 중국에 갔다가 찾지 못해 돌아왔다'고 하면 조국이 자신을 받아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조국은 냉정했고, 곧 폭력과 억압이 이어졌다.

다행히 아직 학생 신분이던 그는 곧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그곳은 이제 안식처가 아니었다. 성철 씨는 탈출을 결심했고, 어머니를 도왔던 이모를 찾아가 탈북길에 올랐다. 이번엔 성공이었다. 어머니 품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중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웃의 신고로 다시 공안에 붙잡히고, 북송과 탈북을 두 번 더 반복해야 했다. 결국 어머니의 지인 도움으로 한국행에 오를 수 있었다. 태국에 도착했을 즈음, 그는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들었다. "아들만큼은 안전한 곳에서 살기를 바랐을" 어머니의 뜻을 가슴에 새기며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에 도착한 그는 생계를 위해 백화점 주차, 서점 아르바이트, 치킨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공부의 꿈을 키웠다. 스물네 살, 늦은 나이였지만 열정은 늦지 않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단기간에 통과하고 대학에도 합격했다. 국제지역학 전공으로 영어의 벽에 부딪혔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8개월간의 어학연수를 통해 영어 실력을 키우며 자신감을 얻었다.

졸업 후 무역회사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사장은 그의 리포트를 읽고는 매번 던져 버렸다. 울분이 치밀었지만, '탈북민으로서 나쁜 인상은 남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만둘 때는 박수칠 때 그만두자'는 마음으로 성실히 일하던 중, 고객사의 제안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사장의 인정을 받았다. 모두가 그의 노력을 응원하던 그날, 성철 씨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함북 무산 출신인 김성철 씨가 부인과 함께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김 씨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이 곳이 내 고향"이라고 말했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5.11.10 yjlee@newspim.com

창업은 쉽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자동차 부품 영업직에 들어갔다가 3년 후 결혼과 함께 이직했고, 지금은 영업부 과장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평균 이상의 연봉으로 가정을 든든히 지켜가며 살아간다.

그토록 여러 차례 북송을 겪었지만, 그가 늘 돌아가던 곳은 고향 무산이었다. 그러나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 그에게 새 고향은 대한민국이었다. "당신의 고향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이곳이 제 고향입니다."

그의 결혼은 순탄치 않았다. 뽀얀 피부에 미소가 고운 그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장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탈북민이라는 이유였다.

대화마저 끊긴 장모님께 그는 표현으로 마음을 보여드리기로 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떤 꿈을 꾸는지를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중간 중간 전 미국 대통령 부시,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한 사진을 슬라이드에 담았다. 발표가 끝나자 장모님의 마음은 열렸다. 지금은 성철 씨가 찾아올 때마다 따뜻한 미소로 맞이해 주신다.

이제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인터뷰의 마지막, 앞으로의 꿈을 묻자 그는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고아 시절의 아픔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고아원과 교육 지원 사업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수많은 시련을 딛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삶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 빛나고 있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정관 "대한상의 담당자 법적조치"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이른바 '가짜뉴스 보도자료'에 대해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6개 경제단체와 긴급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제를 일으킨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2.09 ryuchan0925@newspim.com 이번 회의는 미국 관세협상, 고환율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주요 경제단체들의 현안을 점검하고, 특히 최근 상속세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에서 촉발된 '가짜뉴스' 사안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재발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장관은 우선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이어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라는 지난주(3일)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는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질타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제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인용한 통계의 출처는 전문조사기관이 아니라 이민 컨설팅을 영업목적으로 하는 사설업체의 추계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다수의 해외 언론과 연구기관이 해당 자료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소한의 검증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자료를 인용·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2.09 ryuchan0925@newspim.com 또한 "해당 컨설팅업체 자료 어디에도 상속세 언급은 없음에도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의적으로 상속세 문제로 연결해 해석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보도자료에 인용된 '최근 1년간 우리나라 백만장자 유출이 2400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는 내용도 국세청에 따르면. 연평균 139명에 불과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바로잡았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은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산업부는 "대한상공회의소의 해당 보도자료 작성·검증·배포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를 착수했다"면서 "추후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 문책, 법적 조치 등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2월 말부터 주요 단체, 협회들과 '정책간담회'를 정례화해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6.02.09 ryuchan0925@newspim.com dream@newspim.com 2026-02-09 09:03
사진
李대통령 '잘한다' 55.8% [리얼미터]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5.8%로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했다는 긍정평가는 55.8%였다. 지난 조사보다 1.3%포인트(p) 오른 수치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2.07 photo@newspim.com 이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못 했다는 부정평가는 39.1%로 지난 조사보다 1.6%p 떨어졌다. '잘 모름'은 5.1%로 확인됐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다주택 투기 규제 및 물가 관리 등 체감도 높은 민생대책과 더불어 대기업 채용 유도, 남부내륙철도 착공과 같은 경제 활성화·균형 발전 행보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5∼6일 진행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7%p 오른 47.6%, 국민의힘 지지율은 2.1%p 떨어진 34.9%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은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국민의힘은 2주 연속 하락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2.6%, 개혁신당은 3.3%, 진보당은 1.3% 지지율을 기록했다. 무당층은 8.9%였다. 리얼미터는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5.2%,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4.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the13ook@newspim.com 2026-02-09 09:0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