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첫 악역을 '조각도시'를 통해 연기했는데, 걱정이나 부담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즐거웠고 재미있었어요."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글로벌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를 통해 첫 악역에 나섰다. 이번 작품은 영화 '조작된 도시'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재탄생한 것으로, 도경수는 극중 사이코패스이자, 사건을 조작하는 '안요한'을 연기했다.

"너무 행복해요. 처음으로 도전한 악역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엄청 뿌듯해요(웃음). 악역은 항상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각도시'를 통해 만나게 돼서 너무 기뻤어요. 지금까지 사연 있는 역할들이나, 악역과는 상반된 인물을 주로 해왔거든요. 작가님도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품은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지창욱)이 어느 날 흉악한 범죄에 휘말리며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이 요한에 의해 계획됐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이다. 도경수는 광기 어리고 재미를 위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줬다.
"그런 헤어스타일도 처음 해본 것 같아요. 탈색을 해서 머릿결을 손상시키고, 파마를 했어요. 그리고 다시 검정색으로 염색을 했고요. 헤어롤로 머리 스타일을 그렇게 만들 수가 없어서 전동 드릴에 헤어 롤을 꽂아서 그렇게 만들었어요. 4시간은 걸렸던 것 같아요. 어딘가 평범해 보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의상은 더 날서 보이고, 샤프해 보일 수 있는 옷들로 입으려고 했고요. 신경 많이 썼습니다."
극중 안요한은 재벌 2·3세의 범행을 뒤처리해주며 막대한 자금을 축적하는 인물이다. 인간애가 결여된 설계자이자,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도파민만을 좇는 공허한 쾌락주의자인 안요한은 도경수의 상상력을 통해 탄생했다.

"요한은 사람을 '개미'로 보는 인물이에요. 선천적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서 다큐멘터리 '고양이는 건드리지 말아라'를 참고했고요. 이 다큐를 통해서 사이코패스 성향에 참고했고요. 지금까지 많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캐릭터들이 작품을 통해 선보여졌는데 참고하거나 모방한 건 없었어요. 오직 제 상상력을 통해 요한을 만들었고, 연기했어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백일의 낭군님' 영화 '형', '말할 수 없는 비밀', '스윙키즈', '신과 함께'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사연은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선함'이었다. 광기 어린 사이코패스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도경수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저도 새롭게 발견한 제 모습이 있었어요. 태중을 보면서 비웃던 모습을 봤는데 그렇게 웃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새로운 감정표현들을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재미있는 경험들이었어요. 오히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요한을 너무 차분하게 연기한 게 아닌가 싶었고요. 대사가 긴 장면에서는 감정의 기복을 보여줬다면 이 인물이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보였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요(웃음). 만약 악역을 다시 할 수 있다면, 광수 형이 연기한 백도경을 해보고 싶어요. 요한은 뒤에서 지시를 하고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많이 하진 않아요. 그런데 도경은 직접 일을 저지르고 비열하기까지 하잖아요. 하하. 기회가 된다면 직접적으로 악행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조각도시'를 통해 첫 악역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도경수는 본업인 그룹 '엑소'로 돌아온다. 오는 14일 팬미팅을 시작으로 '멜론 뮤직 어워드(MMA) 2025'에 참석, 내년에는 정규 앨범을 예고하고 있다.
"단체로 활동하는 게 정말 오랜만인데, 너무 즐거워요. 최근에 안 추던 춤을 추니까 재미있더라고요. 하하. 엑소 활동으로 인해서 우빈이 형 결혼식에 참석을 못하게 됐어요. 제가 축가를 부르기로 했는데, 시상식 무대랑 겹치더라고요. 너무 아쉬운데 엑소가 먼저니까요. 집중력은 향상됐는데 체력적으로는 하향이 됐어요(웃음). 멤버들 모두 의기투합해서 20대 때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