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가속… 유로·프랑·엔화 대비 동반 하락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11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던 정책 신호, 그리고 부진한 노동시장 지표를 소화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수개월 만의 저점을 다시 썼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2.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1%를 기록했다. 전날로 5주 만의 최장 상승 흐름(4거래일)이 끝났다. 30년물 금리는 0.4bp내린 4.792%로 마감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는 3.9bp 하락한 3.52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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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국채 10년물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12.12 koinwon@newspim.com |
◆ 연준 단기 금리 급등에 단기채 59조원 매입해 유동성 투입
연준은 전날 25bp(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성명은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를 담았고,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및 위원들의 금리 전망 분화에 더 주목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비둘기파적 기류"로 해석하며 국채 매수세를 강화했다.
연준은 또한 12일부터 만기 4주에서 1년의 재무부 단기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보다 빠르고 큰 규모라는 평가다. 1차 매입 규모는 400억달러(약 59조원)이며, 여기에 MBS 만기 상환분의 재투자 150억달러를 더하면 총 550억달러 유동성 주입이 이뤄진다.
이번 결정은 연준이 3년간 이어온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이후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줄면서, 익일물 자금 시장의 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월가에서는 연준이 단기채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속도와 규모가 예상보다 공격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최근 단기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연준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 글로벌 국채금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꾸준히 올라왔지만, 이번 연준 발표 이후 상승세는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본은행(BOJ)이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고용 시장도 둔화 신호를 보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4만4000건 증가한 23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으로 전문가 추정치(22만 건)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많은 분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변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773%로 지난달 입찰 때의 4.694%에 비해 7.9bp 높아졌다. 응찰률은 2.36배로 전달 2.29배에서 상승했다. 이전 리오픈 입찰 6회 평균치 2.40배는 하회했다.
◆ 달러 약세 가속… 유로·프랑·엔화 대비 동반 하락
연준의 비둘기파적 신호가 환시장에도 즉각 작용했다.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유로·스위스프랑·파운드 대비 수개월 만의 저점을 찍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4% 오른 1.1740달러로 상승했다. 장중에는 10월 3일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파운드/달러는 1.3387달러에서 보합권이었지만 장중 두 달 만의 고점을 터치했다. 달러/엔 환율은 155.61엔(-0.3%)까지 밀렸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이날 금리를 0%로 동결했고, 미국과의 관세 인하 합의가 경제 전망을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스위스프랑은 달러 대비 0.6% 오른 0.7947프랑으로 강세를 보였다.
UBS의 외환 전략가인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는 "미국은 예상보다 비둘기파, 반면 호주·캐나다·유럽은 매파적 재평가가 나타나고 있다"며 "G10 중앙은행 간 정책 방향이 뚜렷이 갈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