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특별자치도 동해문화원이 지난 11일 동해문화원 강당에서 고려 말 문신이자 학자인 신재(愼齋) 심동로(沈東老)를 주제로 한 '신재 심동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12일 동해문화원에 따르면 이번 세미나는 '강원의 얼' 사업의 일환으로, 심동로의 학문과 사상을 재조명하고 동해시 차원의 장기 선양사업 및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조연섭 동해문화원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고, 장정룡 강릉원주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발제자와 토론자 등 1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1부 발표와 2부 지정토론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강릉원주대 관계자, 지역 연구자, 삼척 심씨 대종회, 시민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1부에서는 윤종대 동해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이 첫 발표자로 나서 심동로 관련 사료를 소개하며 "심동로 유적과 문화유산 안내문 기록 왜곡이 여전히 심각하다"며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이어 이상균 강릉원주대 교수는 '선양 학술연구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심동로와 관련된 인물·가문·문화유산을 포괄하는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임호민 교수는 '여말선초 신동로의 낙향과 가문의 성장'을 통해 심동로의 낙향을 단순한 은거가 아닌 본향으로의 "귀향"으로 해석하며, 후손들의 강릉 진출과 혼맥 형성 과정을 사료로 설명했다. 박용재 단국대 초빙교수는 '문화콘텐츠의 가치와 지역 브랜드 전략'을 발표하고, 해암정·추암·능파대 등 동해 지역 명소와 심동로 서사를 결합한 뮤지컬·야외공연·인문관광 콘텐츠 개발 구상을 제안했다.
2부 지정토론에서는 심동로의 생몰년, 낙향 시기, 성리학 사상의 수용 등 기초 연구가 논의됐다. 토론자들은 "심동로 선양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신도비·문집·고지도·시문·족보·사진 등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검증한 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자료 정리가 이루어져야 학술·교육·관광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심동로를 학자·정치가·풍류인으로서 다면적인 인물로 평가하면서도, 선양사업의 구심점이 될 대표 이미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또한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사례를 언급하며 장기적 재원 조성, 전문가 존중, 시민 참여가 결합된 지속 가능한 문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종식 동해문화원장은 "이번 세미나는 신재 심동로를 단순히 기리는 자리가 아니라 동해의 장소성과 인문자산을 예술·관광 콘텐츠로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자리"라며 "단계별 학술연구와 아카이브 구축,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동쪽으로 간 노인' 심동로의 이야기를 동해시의 도시 정체성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신재 심동로(愼齋 沈東老, 고려 말~조선 초)는 고려 말 중앙 정계에서 활동한 문신이자 학자다. 개혁 정치와 성리학 수용에 앞장섰으며, 이후 삼척·동해 일대로 낙향해 학문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의 호인 '신재(愼齋)'는 신중한 학문 자세를 상징하며, 후손들은 삼척과 강릉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해 지역사회의 중심 가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풍류를 즐기며 시와 예술 감각에서도 두각을 보인 '동쪽으로 간 노인'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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