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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 '美 베시어워드 후보' 오를만큼 K컬처 위상 ↑…세종문화회관 옥상도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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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2026 시즌 총 27개 작품 226회 공연
안호상 사장 "시대적 요구 책임지는 세종문화회관으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이 '더 깊고 더 넓은 나만의 극장 경험'을 시즌 슬로건으로 K컬처 허브, 경험하는 극장, 시민이 만드는 극장을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내년 시즌은 산하 예술단 작품 23편과 기획·공동주최 공연 4편을 아우르며 총 27개 작품 226회 공연이 올라갈 예정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2일 S씨어터에서 열린 2026 세종시즌 전체 라인업과 주요 사업 계획 발표회를 열고 내년의 비전을 제시했다. 2022년 '제작극장'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예술단을 중심으로 창작·제작 역량을 축적하며 동시대 공연예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왔다.

2026년은 제작극장 전환 5년 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레퍼토리 극장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발레, 연극, 오페라, 국악, 뮤지컬, 무용 등 전 장르의 대표작들이 재공연 체계를 갖추며 레퍼토리화에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다. 여기에 관람을 넘어 경험으로 확장되는 극장 모델을 본격화한다. 대표적으로 세종 인스피레이션 시리즈, '누구나 예술로 서울' 사업, '누구나 클래식' 프로그램, 세종라운지·광장 프로그램과 옥상정원 조성 등 극장 안팎의 공간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도심 속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장해 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6 세종시즌 발표하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 "K컬처 세계적 인기는 관객 안목 높기 때문…시대적 요구 책임져야 할 기관"

이날 안호상 사장은 "세종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아트 굿즈 페스티벌이 생각 이상으로 큰 호응을 얻어 방문객이 2만 명 정도, 매출이 1억 정도에 이르렀다. 요즘 광화문 광장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데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비롯해 야외 팝업으로 새롭게 부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팝업 공간을 비롯한 기업 협찬이 전년도에 비해서 한 5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며 올해의 성과를 얘기했다.

또 "무엇보다 반가운 건 금년도 유료 관객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저희들로서는 가장 반가운 숫자"라며 "올해를을 요약하면 예술단 중심의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도 있지만 결국 시스템이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세종의 프로그램의 중심을 예술단이 차지하게 됐다. 그동안 초청 공연이나 기획 공연이 상당 부분 차지해 왔던 것들을 예술단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금년 1년을 돌아보면 가장 의미있는 변화"라고 짚었다.

안 사장은 " 경쟁력 있는 레파토리도 생겼다. 올해 지방공연을 한 일무나 다시, 봄 같은 작품들로 경쟁력이 증명됐다. 지난 4년간 예술단 작품을 137편 공연했는데 그중에 28편 정도가 다시 재공연할 수 있는 레파토리로 선정하고 있다. 축적된 레퍼토리는 다시 봄, 일무, 데카당스, 퉁소소리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고 그 중에서도 발레단 작품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의 2막 춘앵무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2023.05.25 jyyang@newspim.com

특히 차진엽, 유회웅, 허용순까지 국내 안무가들 작품과 해외 안무가인 오하드 나하린, 한스 판 마넨, 요한 잉거 등 유수의 컨템포러리 발레 지도자들과 함께 한 작업, 현재 해외에서 활약 중인 이상은, 강효정 등의 발레 무용수들의 협업을 언급하며 향후 확대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시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도 선발해 단체의 정체성과 시스템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해외 발레단에 100명 정도 되는 주역으로 서는 한국 출신 무용수들이 오프 시즌이나 허용되는 기간에 우리 발레단에서 공연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용수들도 굉장히 반가워하는 것 같다. 또 시민들과 함께하는 그런 프로그램들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 세종시즌 발표하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사진=세종문화회관]

그러면서 "우리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만이 아니고 이번 오디션에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홍보를 안했음에도 해외에서도 지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내년에는 외국 무용수들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고 해외 무용계에서 지지와 관심도 엄청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하나의 올해의 성과는 극장을 넘어 관객 경험을 확장시키는 '세종 인스피레이션' 관련 사업이다. 안 사장은 "리스닝 스테이지나 헤리티지 만찬 같은 걸 올해 선보였는데 사실 작년도에 저희가 구독 서비스를 처음 시행하면서 그때의 반응이 변화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전통적인 관객과 새로운 세대가 공연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탐색과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특히 안호상 사장은 "K컬처의 위상이 유례없이 높아지고 세계의 예술을 우리가 선도하는 입장에 와 있다. 또 우리 관객들의 안목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결국 우리 콘텐츠가 이런 성과를 내는 건 관객들의 선택과 관객들의 수준, 눈높이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의 관객이, 한국의 관객이 지금 그만큼 치열하고 그만큼 열광하고 몰입하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제작자들과 창작진들이 나오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현재의 K컬처 흥행의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정영두 연출이 창극 '리어'로 올리비에상 후보에 오르고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가 작곡, 작사상을 토니상에서 받기도 했다. 오늘 처음 말씀드리는 건 뉴욕 무용계의 오스카상이라 할 수 있는 베시어워드 수상 부문에 우리 '일무'의 출연 안무자와 창작진이 후보로 올랐다. 내년 1월 20일에 최종 발표를 한다. 한국 예술의 위상이 영화나 문학이나 다른 영역의 성과 못지 않은 반열에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종도 시대적 요구, 흐름을 책임져야 할 기관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윤혜정 서울시무용단 단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이영만 서울시합창단 단장, 이준우 서울시극단 단장. [사진=세종문화회관]

◆ 17편의 고정 레퍼토리로 보유 제작극장 역량 극대화…5년차 맞은 싱크넥스트도 안착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대극장 레퍼토리 '믹스드 오케스트라 26'(4.16.)과 실내악 시리즈 '일노래'(7.3.), 창작 국악 무대 '신풍류전'(9.4.)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형식과 서사를 확장해 온 대표작들을 레퍼토리로 정착시킨다. 서울시무용단은 장단과 속도의 변주를 바탕으로 한 역동적인 움직임이 특징인 '스피드'(5.1.~5.3.)를 고정 레퍼토리로 선보이며 한국 창작춤의 에너지와 동시대성을 응축해 보여준다.

서울시합창단은 '언제라도, 봄'(3.12.~3.13.), '카르미나 부라나'(5.21.), '한여름의 메시아'(8.27.~8.28.), '가곡시대'(10.23.~10.24.), '송년 가족 음악회'(12.5.) 등 계절성과 관객 신뢰를 축적해 온 시그니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합창 명작 체계를 공고히 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창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6.9.~6.27.)와 함께,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성과 완성도를 입증한 '크리스마스 캐럴'(12.2.~12.27.)을 다시 선보여 연말 대표 레퍼토리의 흐름을 이어간다.

'크리스마스 캐럴'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정통 레퍼토리 오페라 '라보엠'(11.5.~11.8.)과 대중 친화 프로그램 '오페라 갈라'(12.12.)를 통해 오페라 레퍼토리의 폭과 접근성을 동시에 확장한다. 서울시발레단은 더블 빌 'Bliss & Jakie'(3.14.~3.21.) 중 '블리스'와 트리플 빌 '올 포 한스 판 마넨'(11.19.~11.22.) 중 '캄머발레', '5 탱고스'를 레퍼토리로 편성해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 레퍼토리를 본격적으로 축적해 나가기로 했다.

 

2026 세종시즌 발표하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외국인 관람객이나 고령 관객들을 위한 데이티켓도 확대 운영될 계획이다. 안호상 사장은 "청소년, 어르신들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데이티켓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며 "내년도에 주요 블록버스터 전시나 대형 뮤지컬들이 다 일찍 매진되는 공연들이 될 것 같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일시적으로 와서 공연 티켓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올해 국악관현악축제에만 해외 외국인 관객이 한 300명 이상 들어와서 저희도 놀랐다. 서울에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관객들을 위해 하루에 50장 정도 매진되는 공연에 12시에 데이티켓으로 판매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종인스피레이션·하반기 옥상정원 개방…극장 넘어 신개념 예술 플랫폼으로

올해 '세종인스피레이션'에 쏟아진 관객들의 호응에 맞추어, 2026년 대극장의 공간성과 사유의 깊이를 결합한 '리딩 & 리스닝 스테이지', 슈베르트의 음악을 따라 극장 곳곳을 이동하며 감상하는 '워크 어바웃 콘서트', 광화문의 밤을 예술적 시선으로 기록하는 루프탑 투어 '광화문 월야선유도', 무대 위에 누워 이머시브 사운드로 발레 음악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업그레이드된 '리스닝 스테이지'를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전경 [사진=서울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옥상을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체류형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는 옥상정원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엘리베이터를 통한 옥상 접근 동선을 구축하고 식음료 공간을 함께 조성해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휴식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옥상정원은 공연과 전시, 문화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공연 관람을 넘어 예술을 지속적으로 향유하는 팬덤형 관객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도 이어간다. 지난해 첫 회 행사에는 이틀간 약 2만 명의 관객이 방문하며 공연 예술을 중심으로 한 굿즈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은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예술단의 공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굿즈를 중심에 두고 공연기획제작사, 영화사, 출판사, 디자이너 브랜드, 독립 굿즈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아트 굿즈 플랫폼으로 확장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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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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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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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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