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9일 대신증권은 국내 증시가 산타랠리 이후 신년을 앞두고 주도주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업종 쏠림이 제한적인 만큼, 연초로 갈수록 성장주와 코스닥 중심의 순환매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는 4100선을 회복하며 산타랠리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상승 동력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는 전형적인 전면적 랠리라기보다는 일부 업종 주도의 제한적 상승으로 평가된다. 다만 반도체로 쏠린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완화될 경우 수익률 키 맞추기 성격의 순환매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산타랠리 구간에서 코스닥과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가 뚜렷했다. 2000년 이후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이듬해 첫 2거래일 기준으로 코스닥은 약 76%의 확률로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도 코스피를 웃돌았다. 연말 배당락과 대주주 회피 물량이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매도 자금이 성장주와 코스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계절적 흐름에 더해 내년 초 예정된 글로벌 기술 이벤트도 주목했다. 내년 1월 열리는 CES를 계기로 인공지능(AI) 상용화 방향성과 속도가 보다 구체화될 경우, IT·기술주와 성장주 전반으로 모멘텀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에이전트형 AI와 하드웨어 기반의 피지컬 AI로 구분되며, 로보틱스·자율주행·온디바이스 AI 등으로 적용 영역이 빠르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타랠리 이후에는 연말 수익 확정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맞물리면서 새해 주도주가 윤곽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며 "연초에는 성장 산업과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년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반도체는 단기 주가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실적 성장세를 감안하면 중장기 주도 업종 지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초를 앞두고는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그동안 실적 대비 주가가 부진했던 저평가 성장주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정책 기대가 더해질 수 있는 코스닥과 중소형주에서도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연말 랠리 이후에는 지수보다는 업종과 종목 중심의 전략적 대응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