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중국 정부와 군사·전략 연구기관들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오는 4~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핵확산방지조약(NPT) 재검토회의에서 쟁점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군비관리군축협회와 중국핵전략계획연구총원은 8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일본의 핵에 대한 야심'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일본의 현직 지도자가 핵 보유론을 용인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일본이 고도로 발전한 원자력 산업과 플루토늄 등 민감한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은 핵무기 개발의 잠재 능력과 정치적 의도를 동시에 갖춘 국가"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NPT 재검토회의를 일본 압박의 무대로 삼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회의에서 각국 대표단에 일본의 핵 보유 문제를 "심각하고 긴급한 의제"로 다룰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본에 대한 국제적 감독과 검증 장치 강화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보고서는 일본이 핵무기 개발의 잠재 능력을 갖고 있다는 위험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평가하며, 양자 및 다자 틀을 통해 일본에 대한 감시와 검증을 강화하는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의 장샤오강 대변인도 같은 날 담화에서 "일본은 핵 보유를 떠들어대고, 우익 세력은 재군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 다카이치 정권의 발언, 중국 공세 빌미로
중국의 공세 배경에는 일본 내부의 '핵 옵션' 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가지지 않고, 만들지 않고, 들여오지 않는다'는 일본 비핵 3원칙에 대해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왔고, 정권 출범 이후에도 이 입장을 거듭 확인해 논란을 불러왔다.
지난해 말에는 총리실 고위 관계자가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이 제기됐고, 중국과 북한은 이를 '군국주의 회귀'의 신호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핵 3원칙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일본 정치권의 발언이 그대로 외교적 부담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NPT 체제 유지와 비핵 3원칙, 핵군축 추진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핵과 중국 군사력 증강을 이유로 한 '억지력 강화' 논의가 병행되면서 메시지의 모순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명분으로 한 '핵 공유' 논의와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면서, 일본의 비핵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