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트블록, NXT 기술탈취·심사 공정성 문제 제기
조각투자 거래소 지정, 스타트업간 공방으로 번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술품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권리를 쪼개 거래하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기술 탈취 의혹과 절차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인가전이 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 인가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앞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해당 안건을 심의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날 정례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주도의 KDX 컨소시엄, NXT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사업자로 의결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 인가 안건은 정례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며 "언제 안건으로 올라갈지는 아직까지 결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조각투자란 기존엔 거래하기 어려운 음악 저작권, 한우 등에 대한 지분이나 수익권을 조각으로 나눠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투자상품이다. 기존엔 한 업체가 조각투자의 발행(상장)과 유통(거래)을 모두 할 수 있었지만 정부 지침으로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번 인가전은 법제화 이전에 자본시장 인프라와 기술 모델을 시험·검증하는 성격을 지닌다. 'KDX 컨소시엄'에 참여한 바이셀스탠다드와 'NXT 컨소시엄'의 5% 이상 주주인 뮤직카우 등 혁신사업자의 기술 역량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혁신사업자를 뒤로 하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기술 탈취 의혹과 공정성 논란이 인가전을 뒤덮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오랜 기간 새로운 시장을 실증해온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막판 인가 경쟁에서 사실상 배제되면서다. 예비인가엔 KRX, NXT, 루센트블록 등 3개 컨소시엄이 신청했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만들어 조각투자 개념을 만들어낸 스타트업이다. 금융위의 규제유예(샌드박스)로 지정돼 7년간 사업을 진행해왔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한 시범서비스를 제도화하는 데 해당 업체가 제외되는 상황인 셈이다.

허영세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허 대표는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재무 정보, 주주 명부, 사업 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 극히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나 컨소시엄 참여 없이 불과 2~3주 만에 동일 사업 영역인 STO 유통 시장에 대해 직접 인가를 신청했다는 내용이다. 루센트블록은 NXT가 컨소시엄 참여를 명분으로 만난 뒤 기밀정보를 탈취해 인가전에 나섰다며 사업활동 방해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황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가 기득권 금융기관에 유리한 요건으로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컨소시엄에 조각투자 실적이 있는 다른 업체가 포함돼 있으나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자체적으로는 조각투자 관련 거래 실적이 전혀 없다.
NXT는 기밀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NXT는 이번 컨소시엄이 기득권의 연합이 아닌 안정적 인프라(NXT)와 혁신 스타트업(뮤직카우)의 화학적 결합임을 강조하며 업계 1위 뮤직카우와의 협업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이미 확보했음을 분명히 했다.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역시 루센트블록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13일 입장문을 통해 "NXT 컨소시엄 사업 계획에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축적해 온 뮤직카우의 시장 노하우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며 이번 논란에 가세했다. 뮤직카우는 넥스트레이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인가 사업에 참여한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컨소시엄에 참여한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인가 지연·불확실성으로 조각투자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위험은 스타트업이 먼저 감수했는데, 제도화 단계에서 결실은 공공·대형 금융권이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예고했던 1인 시위를 취소하고 ""STO 거래소 인가 심사 관련하여 금융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