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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온다] ⑥ '바퀴 달린 로봇' 차세대 모빌리티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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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로보택시의 일상화
장기적으로 수천억 달러 시장
테슬라·웨이모·바이두 각축전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 새벽 2시를 넘긴 시간에 운전석이 비어 있는 차가 조용히 골목을 가로지른다. 탑승객은 스마트폰 앱으로 문을 열고 뒷좌석에 올라탄 뒤 목적지를 입력한다. 누구도 운전대를 잡지 않지만 차량은 교차로에서 자전거와 보행자, 다른 차량을 피해 정확히 제 차선을 따라간다.

중국 선전과 베이징, 두바이의 신도시, 미국 피닉스의 교외에서도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영화에나 나오던 '무인 택시'가 일부 도시에서는 이미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일상적인 교통 수단이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동의 일부 도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바퀴 달린 로봇'을 도로에 풀어 놓고 실험을 넘어 상용 서비스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센서, 통신 인프라가 결합한 거대한 실험이 실제 승객과 요금을 받는 사업으로 변모, 전세계 모빌리티 시장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움직임이다.

인공지능(AI) 도구로 수백 건의 기사와 리포트, 정책 문서를 분석해 본 결과 휴머노이드 로봇과 반도체, 생성형 AI에 비해 로보택시는 상대적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도시의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하게 만들 로봇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많은 전문가들은 '바퀴 달린 로봇', 즉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를 꼽는다.

AI를 이용한 투자은행(IB) 보고서와 리서치 기관의 데이터, 정책 및 학술 문서들을 심층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차세대 모빌리티로 기대를 모으는 로보택시는 2030년 전후로 선진국 일부 대도시에서 일상적인 교통 수단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하고, 2035년 이후 전세계 곳곳에서 일상화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으로 대략 400억~700억달러에 이르고, 2035년 이후에는 수천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바퀴 달린 로봇의 탄생과 진화 = 자율주행차를 로봇의 관점에서 보면 거대한 바퀴가 달린 로봇 한 대가 도시라는 복잡한 환경 속을 스스로 움직이는 구조다. 로봇 공학의 기본 개념인 인지·판단·제어·연결이라는 네 가지 기능을 자동차라는 플랫폼 위에 통합한 것이 자율주행차이자 로보택시라고 할 수 있다.

맨해튼의 상징격인 옐로캡이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으로 달리는 모습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인지는 라이다(LiDAR·레이저 센서),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이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영역이다. 차선과 보행자, 신호등, 자전거, 다른 차량은 물론 날씨와 도로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판단은 수십 개의 센서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통합해 지금 어떤 행동을 취해야 안전한지를 결정하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의 몫이다.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과 강화학습, 고정밀 지도(HD맵), 경로 계획 알고리즘이 여기에 포함된다.

제어는 실제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운전대를 조작해 차량을 움직이는 영역이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어 기술과 로봇 공학, 기능 안전 규격이 조합된다. 마지막으로 연결은 차량이 다른 차량(V2V), 인프라(V2I), 클라우드(V2N)와 통신하는 기능으로, 실시간 지도 업데이트와 원격 관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가능하게 한다.

현재 상용차량의 대부분은 레벨 2 또는 레벨 2+로 분류되는 운전자 보조(ADAS) 단계에 머물러 있다. 차선 유지 보조와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등이 대표적인 기능이다. 반면 로보택시가 지향하는 것은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 자율주행이다. 특정 지역과 조건이 제한된 '지정 구역(geofence)' 안에서라면 차량이 스스로 모든 상황을 처리하고,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조사와 기술 기업마다 이 목표에 이르는 길이 다르다는 것이다. 알파벳(GOOGL)의 웨이모와 GM(GM)) 크루즈, 바이두(BIDU) 같은 기업은 라이다와 복수의 센서를 조합해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택해 왔다.

반면 테슬라(TSLA)는 카메라 중심 비전 기반 접근을 고집하며 대량의 실주행 데이터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차·모비스, 모빌아이, 엔비디아(NVDA) 등의 플레이어는 센서·칩·소프트웨어를 조합한 하드웨어·플랫폼 공급자로, 완성차와 로보택시 사업자들 사이에서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 선점 놓고 각축전 = AI 도구를 통해 최근 2~3년간의 주요 외신과 리서치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로보택시 상용화의 1차 전선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중동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지역들은 각기 다른 규제 환경과 산업 구조 속에서 바퀴 달린 로봇의 도시 상륙 실험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블룸버그]

미국에서는 알파벳 산하 웨이모가 가장 앞서 있다.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일부 구역을 대상으로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운영해 왔고,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도 승객을 태우는 시험 운행을 확대했다. 이용자는 앱으로 차량을 호출해 요금을 지불하고, 차에는 안전 요원이 없거나 있더라도 개입 없이 차량이 대부분의 상황을 처리한다.

GM 산하의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심야 시간대 로보택시 운영을 확대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2023~2024년 사이 보행자 관련 사고와 규제기관의 강한 제재를 받으면서 서비스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사례는 로보택시가 단지 기술 경쟁이 아니라, 안전과 신뢰, 규제기관과 시민사회의 수용성을 동시에 시험 받는 영역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아폴로 고(Apollo Go)가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두는 베이징과 우한, 선전 등 여러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수십만 건의 유상 운송 데이터를 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를 전략 산업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지정된 구역과 시간대에서의 로보택시 운영 허가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내주고 있다. 디디추싱 등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도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실험을 확대 중이다.

중동에서는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눈에 띈다. 아부다비는 프랑스 나비스타(NAVYA) 등의 자율주행 셔틀과 미국 및 중국 기업의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통해 공항과 신도시, 캠퍼스 같은 특정 구역에서 무인 차량을 운영해 왔다. 두바이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교통의 25%를 자율주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GM 크루즈 및 웨이모 등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로보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이 자율주행 규제 문턱을 서서히 낮추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에 비해 실제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독일 함부르크와 영국 런던과 옥스퍼드 등에서 도심 셔틀이나 공항 셔틀 형태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대규모 상용 서비스로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 드물다.

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 보고서는 글로벌 판도에 대해 "로보택시는 이미 기술 실험 단계에서 벗어나 일부 도시에서는 경제성과 운영 데이터를 실제로 축적하는 상용화 1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다만 국가과 도시별로 규제나 인프라, 시민 수용도, 모빌리티 산업 구조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된다.

모빌리티 공백이 재촉하는 '바퀴 달린 로봇' = AI 도구로 분석한 여러 정책 보고서와 시장 리포트에서 반복되는 문장은 '운전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많은 국가에서 택시와 버스, 화물 운전기사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며, 심야나 심야 이후 시간대와 지방 및 교외 지역에서는 아예 이동 수단이 사라지는 '모빌리티 공백'이 커지고 있다.

우버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웨이모 로보택시 [사진=블룸버그]

로보택시는 이 공백을 메우는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된다. 기사 없이 24시간 운행이 가능하고 수요가 적은 시간대나 지역에도 최소한의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 노약자와 장애인, 심야 노동자를 위한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자율주행 셔틀와 로보택시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교통 안전 측면에서의 기대도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교통당국 자료를 종합하면, 전체 교통사고의 상당 부분이 인적 실수에서 비롯되며 음주나 졸음, 과속, 주의력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이 모든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 성숙했을 때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여러 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경제와 데이터 관점에서도 로보택시는 매력적인 목표다. 자율주행차는 이동 서비스 제공을 넘어 도심 곳곳에서 고해상도 지도와 교통 패턴, 도로 상태, 상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이동형 센서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글로벌 컨설팅사들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와 보험, 물류 최적화, 도시 계획 서비스 등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운전석이 비어 있는 택시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도시를 실시간으로 스캔하는 바퀴 달린 로봇이라는 관점이 여기서 나온다.

로보택시 비즈니스 수익성 모델의 실체 = 기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비즈니스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투자은행(IB)과 시장조사 기관의 보고서는 로보택시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비용 구조를 면밀히 따지며 센서와 컴퓨팅의 단가가 떨어지고, 운영 규모를 키워야만 경제성이 나온다는 결론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한 대의 레벨 4 로보택시 차량에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센서 및 컴퓨팅 장비가 탑재된다. 라이다와 카메라, 레이더, 고성능 GPU·SoC, 통신 모듈, 백업 시스템까지 모두 합치면 전통적인 택시 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기 설비투자(CAPEX)가 필요하다. 여기에 지도 구축과 클라우드 인프라, 관제 센터, 보험 및 규제 대응 비용을 더하면 개별 차량당 월평균 고정비와 변동비는 초기 수년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보택시가 경제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와 다른 구조의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량이 24시간 중 상당 시간 운행할 수 있고, 교대와 휴식, 노동법 제약에서 벗어나며, 고장이나 정비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수익 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차량 1대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운행 건수와 이동 거리, 즉 수익 창출 가능성이 크게 늘어난다.

또 다른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다.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판매로 수익을 내던 구조에서 벗어나 킬로미터당 요금과 호출 수수료, 구독형 이동 서비스 같은 플릿 운영 모델로 수익 구조를 바꾸려 하고 있다. 우버(UBER)와 디디,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플랫폼 기업과 웨이모, BYD(BYD) 등 제조사, 엔비디아와 모빌아이 같은 기술 공급사는 이 지점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모색한다.

일부 리포트는 2030년대 중반 이후 센서와 AI 칩 가격이 충분히 하락하고, 도시 단위로 수천 대 이상의 로보택시 플릿을 운영할 수 있을 때 운전자를 고용해 운영하는 기존 택시보다 로보택시의 총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 전망 [자료=그랜드뷰리서치]

다만, 이는 규제와 보험 비용, 사고나 평판 리스크, 차량 수명 등을 매우 낙관적으로 가정한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장밋빛 미래가 아닌 조건부 가능성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시 속 로봇을 둘러싼 규제와 윤리 쟁점 = 바퀴 달린 로봇이 실제 도시에 들어오면, 질문은 기술에서 법과 윤리로 옮겨간다.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사고 책임이다.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보행자와 충돌하거나, 신호 위반 차량을 피하려다 2차 사고를 일으켰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차량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운영사, 차량 소유자, 혹은 탑승객 중 누구에게 법적, 금전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는 아직 국가마다 다르고, 완전히 정리된 곳은 없다.

보험 체계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국가는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 상품과 사고 처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지만 레벨 4 로보택시가 도시 전체로 확산되었을 때의 리스크를 어떻게 가격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험업계와 규제당국이 여전히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정책 문서를 분석해 보면 제조물 책임과 운행자 책임을 어떻게 혼합할 것인가의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반복 등장한다.

프라이버시와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도로와 보행자, 건물과 상점, 심지어 개인의 일상적인 동선까지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어디까지 익명화 되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광고나 치안, 상권 분석, 보험, 도시 계획에 각각 어떤 형태로 연동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시민사회와 규제 당국의 논쟁이 이어진다.

유럽연합(EU)은 이미 AI 규제안과 데이터 보호 규정(GDPR)을 통해 자율주행과 얼굴 인식, 행동 분석 등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약자와 장애인, 교통 약자를 고려한 설계도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른다. 승하차 지원과 휠체어 접근성,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인터페이스 설계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로보택시는 오히려 이용 가능한 사람만 더 편해지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정책적으로 로보택시에 장애인 탑승 편의 기능과 저소득층, 노인 대상 요금 지원을 연계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로보택시는 인공지능과 센서, 통신 인프라의 총합이자, 도시와 사람, 데이터와 자본이 얽힌 복합적인 실험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상용 서비스가 일부 도시에서 돌아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책임과 공정, 프라이버시와 노동, 접근성과 안전에 대한 합의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바퀴 달린 로봇이 도시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순간 단순히 운전대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이동, 데이터와 권리의 규칙을 다시 써야 하는 셈이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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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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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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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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