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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의 작심 발언 "돈 많이 풀어 원화 약세? 데이터와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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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확인 없이 '통화 과잉' 주장 확산…당황스럽다"
금통위 기자간담회 이후 별도 설명회 열어 작심 반박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화량(M2) 비율이 주요국보다 높아 환율을 밀어올렸다는 지적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량이 과도하게 늘어나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M2는 '광의통화(넓은 의미의 통화)'란 뜻으로 단기적으로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의 총량을 나타내며, 시중의 전반적인 유동성 수준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M2가 늘면 시장에 돈이 풀려 소비와 투자 심리가 자극되고, 자산 가치 상승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 총재는 15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년간 한국은행이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해온 사안은 가계부채"라며 "가계부채가 90조원 이상 증가했던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 증가 속도를 억제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2026.01.15 mironj19@newspim.com

이어 그는 "그 결과 M2 증가율과 M2 수준은 과거에 비해 확대 추세를 멈췄고, 제 임기 중 통화량이 급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돈을 많이 풀어서 환율이 올랐다'는 설명과는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통화량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유동성이 크게 늘어 환율이 변했다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모두 설득력이 약하다"며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유동성만을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데 당황스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GDP 대비 M2 비율이 미국의 두 배 수준이라는 비교에 대해선 국가 간 금융 구조 차이를 무시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2를 GDP로 나눈 비율은 국가별 금융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은행 중심 금융 시스템인 한국과 자본시장 중심 구조인 미국을 단순 비교해 유동성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료= 한국은행]

이어 "GDP 대비 통화량 비율 자체만으로 유동성이 과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론은 알지 못한다"며 "해당 지표는 각국의 금융 중개 구조, 자금 순환 방식 등 구조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통화량 증가가 환율이나 자산가격 상승의 단일 원인이라는 단순한 접근은 정책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며 "보다 종합적인 지표와 구조적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별도 설명회를 갖고 GDP 대비 M2를 비교한 통계에 대해 '잘못됐다'며 반박을 이어갔다.

설명회에서 박종우 부총재보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M2 비율은 그동안 지속 상승하다 2022년 4/4분기에 피크를 찍고 그 이후에는 속도 하락 내지 횡보하는 모습을 나타낸다"며 "여러가지 경제 어려움에 따른 기업 위축 등이 반영되면서 비율이 낮아졌고, 때문에 최근 이 비율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2021년에 비율이 특히 높아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원이 강화된 영향"이라며 "최근 이 비율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환율 상승요인으로 지적된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자료= 한국은행]

또한 그는 "우리나라의 M2 증가율은 일각의 주장과 달리 2022년부터 빠르게 하락한 이후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과거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미국에 비해 GDP 대비 M2비율이 높은 것이 고환율의 원인이란 주장도 동의하기 어렵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금융업권에서 은행의 비중이 가장 큰 나라에서는 이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고, 자본시장 비중이 큰 서구권에서는 그 비율이 낮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전체 금융 업권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대이고 미국은 그 절반 수준인데 이러한 차이가 GDP 대비 M2 비율에도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박 부총재보는 "국가별 GDP 대비 M2의 비율에 차이가 나는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이 통화량 증가라는 주장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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