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임기 만료 1명 불과, 관행으로 연임 지속
금융당국, 사외이사 구성·임기·투명성 등 변화 요구
금융권 "정부 개입에 이사회 독립성 오히려 훼손" 우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이사회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 및 구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간 이어진 '최대 임기 보장' 관행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금융권은 당국 개입이 오히려 이사회 독립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별 자율 개편안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각 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70%가 넘는 23명이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수치상으로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개인사유로 사임을 결정하거나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최대 임기를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첫 2년은 보장되고 이후 1년씩 연장(연임)되는 구조다. 최장 임기는 신한과 하나, 우리는 6년이고 KB는 5년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23명 중 최장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윤재원 신한금융 의장 1명뿐이다.
지난해 3월에도 32명 중 23명의 임기가 종료됐지만 이 중 실제로 교체된 사외이사는 9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최대 임기 만료 4명과 주주 구성상 사유(과점 주주 지위 상실) 1명을 제외하면 실제 변화는 4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올해는 이 같은 관행이 깨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사회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이 경영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 회장이 자신의 세력으로 이른바 '참호구축'을 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 역시 "전문 경영인 등 현장 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 일부 (금융지주) 구성 등에서 균형이 없다고 생각되는 의문들이 많다"며 사외이사 구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미 일부 금융그룹에서는 구체적인 이사회 개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주총)에서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예고한 BNK금융이 대표적이다.
BNK금융은 빈대인 현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의 서류 접수기간을 5영업일에 불과한 짧은 기간으로 설정, 외부 후보가 절대적으로 불공정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금감원 검사가 진행중이다.
각 금융그룹은 사외이사 구성은 이사회 고유 권한이라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개입이 이사회 독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 이사회 구성 등은 지난 2023년말에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함께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금융 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해도 함께 논의해 만든 기준을 2년만에 '부실'이라고 운운하는 건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이사회 개편 사항으로는 회장 임기와 겹치는 사외이사의 임기 분산과 교수 편중 해소, 추천경로 투명화, 사외이사 숫자 확대 등이 꼽힌다. 이중 일부는 3월 주총에서 임기가 종료되는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예년보다 큰 폭의 사외이사 변화는 예상된다. 분야별 전문가를 확대하고 임기도 어느 정도 조정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최종 결정은 주주들의 몫이기 때문에 특정한 변화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