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하고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등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전 대통령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피고인들의 공판 준비가 함께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발단, 또는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임성근 사단장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윤석열이 했느냐가 쟁점인데, 그런 지시나 그런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 변경이나 항명 수사 관련해서도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고 공모한 바도 없다"며 "법리적으로 보더라도 정당한 권한에 따른 것이어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자극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이 언론에 발표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졌고,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주장들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며 "피고인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1사단장을 비롯한 특정인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 전 국가안보실장 측 변호인은 "조 실장은 단순히 대통령실 지시 사항을 전달한 것일 뿐, 수사 외압에 관여하거나 결정 내린 사실이 없다"며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 공모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방부 장관이 군사경찰 직무에 대해 최종 지휘·감독 권한을 갖는 만큼, 장관 지시에 따른 기록 회수는 직무 범위 내 행위"라며 "직권남용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 전 법무관리관 측 변호인은 "공소장만 보면 피고인이 남용했다는 직권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다"며 "사건 기록 회수·이관과 관련된 피고인의 모든 행위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서 각 개별적 업무에 따라 수행한 것일 뿐, 독자적으로 직권을 남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순직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은 첫 정식 공판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첫 증인으로 박 전 단장을 소환해 진정성립을 진행한 후 다른 증인들을 신문하고 다시 박 전 단장을 부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방대한 증거와 다수 피고인을 고려해 "공판 10회면 끝날 것 같다"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6~7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재판부는 3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 한 뒤, 관련 수사를 맡았던 해병대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직·간접적인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실장과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외압을 행사한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조 전 실장은 국회에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질책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항명 수사 계획을 윤 전 대통령에게 누설한 혐의, 국방부 홈페이지에 'VIP 격노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내용을 게시하고 국회에 허위 답변 자료를 보낸 혐의 등도 함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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