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둘러싼 알나스르발 '태업 논란'은 단순한 기분 문제로 보기 어렵다. 갈등의 밑바닥에는 통산 1000골이라는 전무후무한 개인 기록, 지난 5일로 만 41세가 된 시간의 압박 그리고 최소 5000만 유로(약 725억 원)로 거론되는 바이아웃 금액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마음은 유럽을 향해 있지만, 발목을 잡는 것은 냉정한 숫자들이다.
최근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소속 팀인 알나스르에서 사실상 파업 상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내 다른 빅클럽들이 공격적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가운데 알나스르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불만이 누적됐고, 구단의 투자 방향과 운영 전반에 대한 불신도 갈등을 키웠다.

여기에 심판 판정에 대한 과격한 제스처로 2~4경기 중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호날두와 사우디 리그의 관계는 한층 더 껄끄러워졌다. 밖으로 나오는 메시지는 점점 잔류보다 떠날 명분을 쌓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가장 큰 장벽은 계약서에 명시된 것으로 알려진 5000만 유로 수준의 바이아웃 금액이다. 아무리 '살아 있는 전설'이지만 41세 선수에게 이 금액을 이적료로 지불할 수 있는 유럽 클럽은 사실상 제한적이다. 정상급 팀들에겐 리스크가 크고, 중·하위권 팀들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다.
연봉 문제도 남아 있다. 호날두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는 선수다. 연 2억 유로(약 2900억 원) 수준이라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유럽 복귀 시나리오는 알나스르가 대폭 양보한 조건으로 '정리 모드'에 들어가거나,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를 감안해 고위험 투자를 감수할 구단이 등장해야만 성립한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호날두 본인의 목표다. 그는 공개적으로 통산 1000골 달성을 커리어 최종 목표로 언급해왔다. 그의 공식경기 통산 득점은 통계마다 다르지만 적게 잡아도 960골이다. 1000골까지 40골이 남았다.

알나스르와 포르투갈 대표팀을 오가며 여전히 한 시즌 30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두 시즌이면 도달이 가능한 숫자다. 그렇기 때문에 호날두에게 중요한 건 출전 시간과 슈팅 기회다. 로테이션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유럽 빅클럽보다는, 여전히 자신을 중심에 놓는 알나스르 같은 환경이 기록 측면에선 유리하다.
그럼에도 유럽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건 스토리의 힘 때문이다. 데뷔 클럽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마무리 또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의 마지막 도전은 호날두 본인은 물론 팬들에게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높은 바이아웃과 연봉, 수비·압박 기여도가 제한적인 41세 공격수를 감당해야 하는 전술적 부담, 여기에 '1000골을 위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더해진다. 유럽 상위권 클럽 입장에선 레전드 영입과 실질적인 전력 보강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기록과 커리어 엔딩 그리고 돈이 동시에 걸린 복잡한 판 위에 서 있다. 유럽을 향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그 길이 열릴지는 결국 감정이 아니라 숫자가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