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SK증권은 9일 국내 증시는 미국 빅테크 실적 시즌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과 글로벌 증시 흐름 재연동, 외국인 수급 변화 등이 맞물리며 지수 방향성에 대한 탐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는 그동안 이어져 왔던 글로벌 대비 아웃퍼폼이 멈추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코스피 기준 주간 변동 폭이 4900~5400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급격한 차익 실현 욕구와 저가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되며 지수의 상·하단이 모두 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내러티브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생성형 AI 기술 고도화가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AI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수혜 기업과 피해 기업 간 주가 흐름의 차별화는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 종료 이후 미국 증시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급반등에 성공한 점은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하루 만에 5% 넘게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도 워시 쇼크 이후 극단적 공포 국면에서 벗어나며 안정세를 보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지난주 국내 증시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만 약 11조원을 순매도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했다. 개인 투자자의 ETF 중심 매수세가 이를 일부 흡수했지만,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가 단기 지수 반등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에 가려졌지만 이익 추정치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코스피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일주일간 각각 2% 이상 상향됐고, 이는 반도체 업종의 기여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테크 실적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반응과는 별개로 자본지출 확대 전망은 결국 메모리 업체 실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설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와 글로벌 변수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공격적인 추격 매수보다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빅테크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만큼, 향후 시장의 초점은 실적과 수급, 그리고 업종 간 차별화 흐름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