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OK저축은행·5위 KB손해보험과의 4연전이 순위 싸움의 분수령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시즌이 어느덧 5라운드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박철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카드가 순위 싸움의 판도를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카드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지난 시즌에는 흐름이 달라졌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체제에서 18승 18패, 승점 51로 4위에 머물렀고,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여파는 이번 시즌 초반까지 이어졌다. 경기력의 기복과 연패가 반복됐고, 흐름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3라운드까지 6승 12패에 그치며 리그 6위로 처졌다. 봄배구 경쟁권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카드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구단은 지난해 12월 30일 공식 발표를 통해 파에스 감독과 상호 합의로 결별한다고 밝혔다. 형식상으로는 합의였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공백을 메운 인물은 박철우 감독대행이었다.
박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통산 6623득점으로 국내 선수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무려 7차례 우승 반지를 끼는 등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지도자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다만 감독 경험은 전무했기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모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고 있다.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일 OK저축은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두며 팀의 4연패를 끊었다. 이 한 경기를 기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어진 1월 8일 대한항공전에서는 3-0 완승을 거두며 올 시즌 대한항공 상대 3연패 사슬까지 끊어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치러진 5라운드에서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삼성화재를 3-1로 제압하며 산뜻하게 출발했고, 한국전력에 한 차례 덜미를 잡혔지만 곧바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하며 반등했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2위 대한항공까지 3-1로 꺾으며 연승 흐름을 이어갔다.
박 감독대행 부임 이후 우리카드는 10경기에서 7승 3패, 승률 70%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부임 전 6승 12패(승률 33.3%)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성적 역시 13승 15패, 승점 38로 끌어올리며 5위 KB손해보험(40점), 4위 OK저축은행(42점), 3위 한국전력(43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2월에 예정된 4연전은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다. OK저축은행, KB손해보험과 각각 두 차례씩 맞붙는 일정으로,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중상위권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박 감독대행의 색깔은 분명하다. 그는 이른바 '벌떼 배구'를 앞세워 폭넓은 선수 기용을 단행하고 있다. 그가 지휘한 10경기에서 우리카드는 경기당 평균 14.1명의 선수가 코트를 밟았다. 적재적소의 교체를 통해 상대 흐름을 끊고,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능하다.

선수 기용의 기준도 명확하다. 박 감독대행은 훈련 태도와 간절함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는 "눈을 마주쳤을 때 정말 코트에 서고 싶어 하는, 굶주림이 느껴지는 선수들이 있다"라며 "훈련 때부터 그런 태도가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훈련에서 보여준 모습이 결국 경기력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철학 속에서 선수들은 절박함을 안고 코트에 나서고 있고,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 하파에우 아라우조는 634득점으로 득점 부문 3위에 올라 팀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아시아쿼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도 409점(8위)으로 든든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토종 공격수 이시몬, 한성정, 김지한 역시 제 몫을 다하고 있고, 중앙에서는 이상현과 박진우가 버티고 있다. 블로킹 부문 1위 이상현과 5위 박진우가 중앙을 지키니 공격 패턴이 다양해졌다. 세터 한태준도 이를 능숙하게 조율하고 있다.
정규리그는 이제 8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코 많지 않은 경기 수지만, 승점 차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한때 멀어 보였던 봄배구는 다시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우리카드는 이제 4·5위는 물론, 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린 3위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