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울=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오상용 기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자국이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현지시간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슬람 혁명 47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반복해서 핵무기 보유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며 "어떠한 형태의 검증이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문은 이것이 현재 부분적 사찰만 허용하는 이란 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이란 인근 해역에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시점에,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이 우라늄 농축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포기하도록 미국이 더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한 시점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1일)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네타냐후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합의 성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란과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내가 고집(insist)했다는 것 외에 확정된 결론은 없었다"며 "합의가 가능하다면 그것이 내가 선호(preference)하는 것이라는 점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에 이란과의 협상 범위를 넓히고 더욱 강도 높은 협상 조건을 요구해 온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을 경청하되, 우선은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겠다는 기조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한 군사적 압박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보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 핵 시설 3곳을 기습 타격했던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 작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작년 6월 폭격했던 이란의 세 주요 핵농축 시설에 대해 IAEA 사찰단이 몇 달째 접근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란이 협상 와중에 입장을 바꾼다면(핵사찰을 수용한다면) 이는 이란이 투명성을 받아들이고 숨길 것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적어도 새로운 공격에 합당한 명분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은 구체적인 조치나 기준 마련을 이유로 폭격을 당한 지하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단의 접근을 거부했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적 안전조치를 제외하면 추가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란은 사찰단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작년 6월 폭격을 당한 나탄즈와 포르도, 이스파한의 핵농축 시설의 피해 전모가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막아왔다. 이란 지도부는 당시 60% 이상으로 농축된 약 400kg의 우라늄이 폭격 후 잔해더미 아래에 그대로 있다고 주장했지만 서방국가들은 실제 그러한지,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로시는 "IAEA는 그 우라늄이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다른 소스를 통해 교차검증한 결과 상당한 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류의) 분석이 물리적 현장 검증과 같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핵비축물의 존재 자체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그 물질(해당 농축 우라늄)만으로도 여러 기, 어쩌면 십여 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며 "은폐되어 있든 잔해 속에 매몰돼 있든, 이는 명백한 핵확산 위험 요소"라고 덧붙였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