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견 통해 "급하다고 뚝딱 처리? 어불성설…국회 민낯" 지탄
"통합, 미래 위한 대안" 강조 속 "깊이 있는 논의 시간 필요" 주장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추진 과정을 두고 "정상적인 입법 절차가 아니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과 비교하면서 핵심 교통 인프라는 수십년간 표류하게 두고 행정 체제를 개편하는 중차대한 행정통합 사안은 한 달 만에 처리하려는 여권의 '선택적 속도전'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 시장은 12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재작년 법안 논의가 시작된 이후 1년 가까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이제야 법안을 제출하고 한 달 만에 뚝딱 처리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싸잡아 일갈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급하다 해도 국가적 중대 사안을 이렇게 다루는 것은 정상적인 입법 과정이 아니다"라며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민낯"이라고 설파했다.

이장우 시장이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차기 지방선거 일정에 맞춘 무리한 추진이다. 이 시장은 "지방선거 전 통합시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정치적 이유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왜 꼭 그 시한에 맞춰야 하는지 의문이다. 충분히 숙성하고 논의해 후유증 없이 가야 할 문제인데 이렇게 졸속 추진하면 통합 이후 벌어질 혼란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 같은 절차적 정당성 논란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의 전례와 비교되며 더욱 가시화된다. 트램 사업은 1996년 기본계획 승인 이후 노선 변경과 예산 논란 등으로 수십 년간 공전되다가 민선8기 이장우 시장이 무가선 수소트램 방식으로 사업 추진을 결정하면서 28년 만에 착공했다. 결국 시민 생활과 직결된 인프라 구축에는 수십 년을 허비했던 여당이 행정통합에는 이례적인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다.
이 시장은 "1년 동안은 완전히 무관심하다가 갑자기 일사천리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벼락치기'"라며 "지방분권에 대한 철학도, 자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핵심 내용이 퇴보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행정통합 비용 지원, 국세 교부 특례 등 핵심 쟁점이 재량 규정으로 바뀌거나 삭제됐다"며 "민주당이 과거 광주·전남 통합안에 담았던 의무 규정마저 후퇴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건 통합을 하자는 법안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보다 더 후퇴한 지방자치를 만드는 법안"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 시장의 발언은 단순한 절차 문제를 넘어 여당의 정책 우선순위와 책임 행정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통 인프라 사업은 부진했던 반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행정통합에는 속도전을 벌이는 '이중잣대'를 지적한 셈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결국 '선택적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는 시민 비판을 자초한 악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장우 시장은 "통합은 미래를 위해 가야 할 대의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률과 제도가 지방분권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더 깊이 있는 논의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수면 위로 끌어올린 '트램 28년'과 '행정통합 한 달'의 극명한 대비는 향후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정책적 실효성을 넘어 정치 방식과 책임론을 확산시키는 '뇌관'임을 경고하고 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