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의 강한 제재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에 인도주의적 지원 명목으로 조만간 석유를 보낼 계획이라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쿠바를 상대로 에너지 봉쇄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미국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바는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통해 집권한 이후 러시아와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쿠바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이즈베스티야에 "우리가 아는 바로는 본국(러시아)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쿠바에 인도적 지원의 일환으로 석유 및 석유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전례 없는 봉쇄 조치로 쿠바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외무부와 주쿠바 대사관이 쿠바 당국과 항공사, 여행사 등과 계속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쿠바 지원을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하며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논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쿠바를 지원하는 상황을 둘러싸고 (미국과)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 러시아와 미국 간 무역이 사실상 '0'일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초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린 뒤 곧바로 쿠바쪽으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쿠바는 그 동안 연료의 대부분을 베네수엘라에 의존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공급망을 차단해 버렸다.
트럼프는 이어 지난달 29일 쿠바와 석유를 거래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를 대신했던 멕시코산 원유 공급도 끊겼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쿠바의 석유 수입량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0)'를 기록했다.
생활용 연료마저 고갈되자 쿠바 정부는 자국을 오가는 항공사들에 10일 자정부터 항공기 급유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캐나다와 러시아 등 쿠바에 많은 관광객을 보내온 국가들도 최근 자국 국민들을 모두 불러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화 수입의 핵심 원천으로 꼽혔던 쿠바의 관광 산업도 커다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