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방영 기간 동안 촬영과 편집을 병행하다 보니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어요. 지난주부터야 회차를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보기 시작했죠."
예능 마니또 클럽을 연출한 김태호 PD는 방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초반 3회까지 이어진 시청률 부진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김 PD는 "부족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서도 "다행히 2기와 3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해 후속 회차에 녹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작진은 1·2·3기를 서로 다른 색으로 설계했다. 김태호 PD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추격전처럼 흘러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각 기수마다 촬영 방식과 진행 톤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마니또 클럽'의 출발점은 지난해 여름이다. 김태호 PD는 "당시 제니가 '연말에 시청자들에게 선물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해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말 중에서 '선물'이라는 단어에 꽂혔다"고 회상했다.
김 PD는 "언더커버 느낌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구조를 떠올렸고, 그게 '마니또 클럽'으로 이어졌다"며 "도시락을 준비하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한 사람을 생각하다가 결국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큰 선물이 되는 형식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1기를 촬영하며 '첫 번째 선물을 준 사람에게 베네핏이 있다'고 설명한 것이 예상 밖의 결과를 낳았다. 김 PD는 "출연자분들이 그걸 출발 신호처럼 받아들이면서 콘텐츠가 추격전 형태로 흘러갔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2기와 3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티저가 공개되다 보니 2기, 3기 출연진들도 추격전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며 "그래서 2기에는 '핸드메이드'라는 테마를 줬다. 진정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그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3기는 아예 관계성에 방점을 찍었다. 김태호 PD는 "케미스트리를 고려해 캐스팅했다"며 "현장에서 느껴지는 끈끈한 관계성이 확실히 다르더라"고 말했다.
1기에 대해서는 "출연자들을 틀에 가두고 몰아가고 싶지 않았다"며 "알아서 하시라고 두고, 우리는 그 결정을 따라가느라 바빴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콘텐츠가 나왔고, 날 것의 재미가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마니또 클럽'은 MBC와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김태호 PD는 "MBC하고만 작업하는 건 아니다"며 "ENA, 넷플릭스 등과도 좋은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안이 나오면 어떤 플랫폼과 맞을지를 사전에 논의한다"며 "이번에는 MBC와 결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견을 주고받다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노홍철, 박명수, 황광희가 한 프로그램에 모인 것에 대해 '무한도전 향수를 의식한 섭외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김태호 PD는 선을 그었다. "이들을 한데 모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예능이 익숙한 출연자와 새로운 얼굴을 섞는다"며 "이번에는 '시크릿 마니또'에 어울리는 결의 인물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김 PD는 노홍철, 박명수, 황광희에 대해 "현장에서 어색한 상황을 잘 풀어주는 장점이 있다"며 "기수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으면 했는데, 실제로 후속 모임이 생기고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출연진 섭외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태호 PD는 추성훈, 덱스, 제니 등의 스케줄을 언급하며 "하늘이 도와준 촬영이었다"고 표현했다.
2기 출연진 중에서는 고윤정과 박명수의 호흡을 인상 깊게 꼽았다. 김도훈에 대해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했고, 홍진경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희극인"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호 PD가 '마니또 클럽'을 통해 가장 담고 싶었던 정서는 '정성'이다. 그는 "요즘은 선물을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간편하게 주지 않나. 그보다 한 사람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의 감정을 담고 싶었다"며 "추성훈 씨가 '선물은 가격이 아니라 얼마나 그 사람을 생각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 게 프로그램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초반 성적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인정하면서도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김태호 PD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선택의 순간마다 '선한 콘텐츠'와 '도파민 콘텐츠' 사이에서 고민한다"며 "이번에는 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리뷰 회의를 통해 시청자 반응을 계속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출연자와 제작진이 머리 싸움을 하며 한 알 한 알 쌓아가는 작업"이라며 "2기, 3기를 통해 더 응축된 재미가 나올 것이다.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