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 전 단계에서 부실·부적정 존재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해 7월 발생한 경기도 오산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가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의 부실이 겹친 '총체적 인재(人災)'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산 보강토옹벽 붕괴사고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는 경기도 오산시 보강토옹벽 붕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보강토옹벽 내부로 유입된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해 수압이 가중되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보강토옹벽 상부 배수로와 포장면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뒤채움재(강토옹벽의 뒤쪽 공간을 채우는 흙)가 약화됐고, 상단에 설치된 L형 옹벽 침하되면서 포장면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했다. 이후 집중호우로 유입수가 급증했지만 내부 배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수압이 가중돼 붕괴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는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분쯤 발생했다. 당시 길이 338m, 높이 10.1m 규모의 보강토옹벽 중 약 40m 구간이 무너지면서 차량 2대가 매몰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특히 사조위는 설계·시공·감리·유지관리 전 단계에서 부실·부적정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설계 단계에서는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한 위험도 분석과 배수 설계가 미흡했고, 뒤채움재 품질 기준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 단계에서는 배수가 잘되지 않는 세립분이 많이 포함된 흙이 사용됐으며, 자재 변경 승인과 품질시험 여부가 불투명했으며, 감리·감독자 역시 시공사의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 공백도 드러났다. 해당 시설물은 2011년 준공됐지만 2017년에 관리주체에 인계됐고,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채 장기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시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도 배수불량과 배부름 등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이에 대한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20여일 전부터 접수된 포장면 침하와 붕괴 우려를 제기하는 다수의 민원에도 관리주체는 원인 분석이나 안전성 검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반영해 재발 방지 대책으로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한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화하고, 배수시설 설계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FMS 미등록 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미등록 및 설계도서 미제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 복합구조 보강토옹벽에 대한 전수조사와 특별점검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수사 등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권오균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서 발생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며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철저한 대책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