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사법부 위해 처장직 내려놓는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여당이 '사법개혁 3법'을 강행 처리하고 있는 가운데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7일 "사법제도 개편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지난달 16일 천대엽 전 처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바 있다.

박 처장은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되어 여러 모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사법부 핵심 보직으로 현직 대법관 가운데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법원행정처장은 재임 중 대법원 재판에 관여하지 않고,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당연직 위원을 맡는다.
더불어민주당은 판사·검사 등의 법 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전날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번복시킬 수 있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후 사법개혁 3법의 세번째 법안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상정되고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 처장은 지난 25일 '사법개혁 3법'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하게 전국법원장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당시 모두 발언에서 "법률안에 대한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들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장들은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국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들이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되돌리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여러 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안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