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 유입에 엔비디아 등 고성장주 강세
유가 폭등에 에너지·방산주 강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가 중동발 전쟁 공포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이란 본토 공격과 그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우량 기술주와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14포인트(0.15%) 내린 4만8904.78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4포인트(0.04%) 오른 6881.62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0.65포인트(0.36%) 상승한 2만2748.86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이란 공격 사태 이후 개장한 선물 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개장 초반 3대 지수는 하락했지만 거래가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은 침착함을 되찾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업종의 강력한 랠리와 함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재무 구조가 탄탄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저가 매수가 유입된 덕분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2.99% 올랐으며 MS와 애플은 각각 1.48%, 0.20% 전진했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선물 시장이 이란 갈등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S&P 500 지수가 2026년 저점에 근접함에 따라 오히려 매수 기회를 만들어냈다"며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강세장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주변국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에너지 시장은 불붙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6.3%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에 안착했다. 여기에 카타르가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은 증시 내 업종별 희비로 이어졌다. 유가 상승 수혜주인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 에너지주가 상승했고, 록히드마틴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진 항공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XS.com의 안토니오 디 지아코모 전략가는 "주요 지수가 저점에서 회복한 것은 시장이 현재의 갈등을 즉각적인 금융 위기로 번지기보다는 '통제 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에 흐르는 경계심은 여전히 높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채권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마저 확장세를 보이며 투입 가격이 급등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식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7.6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3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9.6bp나 급등한 3.475%를 가리켰다. 시장에서는 이제 첫 금리 인하 시점을 9월로 미루고 있으며, 올해 세 차례 인하 전망은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재닛 옐런 전 미 재무장관은 "이란 사태가 연준을 더욱 동결 기조에 머물게 할 것"이라며 "유가 상승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지속된다면 연준은 금리 인하를 더욱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공포 심리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은 안전자산 가격에서 드러났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5300달러를 돌파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전장보다 6.04% 상승한 21.06을 기록하며 불안한 장세를 대변했다.
스메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스메드 설립자는 "현재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같은 실적 우량주를 일종의 '방어주'로 여기고 있다"며 "사람들이 겁에 질리면 안정적인 것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메드 설립자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석유 시장의 문제를 너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며 향후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구조적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