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3% 치솟자 '원유 곱버스 ETF' 약 20% 하락
"유가는 실물경제·금융시장 영향 미치는 주요 경로"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국제 유가가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 급등하면서 원유 가격 하락에 고배율로 베팅했던 2배 인버스(곱버스) 상품이 크게 출렁였다. 미국·이란 간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첫 거래일에 일부 상품은 17~20%가량 하락했고, 거래량은 60일 평균의 최대 10배까지 늘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지난 2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다. 장중에는 82.37달러까지 오르며 13% 상승폭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 2배 인버스 ETN 17~20% 내려…거래량 최대 10배 증가
3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주요 원유 2배 인버스 ETN은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했다. 유가 급등과 동시에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거래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날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는 전 거래일 대비 17.97% 하락한 9860원에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19만9574주로 60일 평균 32467주의 약 6배 수준이다. 52주 고점 21320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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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인버스 2X 원유선물혼합 ETN(H)은 20.86% 내린 6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4만9803주로 60일 평균 94732주의 약 4.7배에 달했다.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 B 역시 17.98% 하락했고, 거래량은 35만2948주로 평균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거래량이 2억4442만4668주에 달하며 60일 평균 2242만2325주의 10배를 웃돌았다. 가격은 19.12% 하락했다. 신한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 B도 18.08% 내린 9810원에 마감했고, 거래량은 12만5414주로 평균 대비 8.6배 늘었다.
메리츠 블룸버그 -2X WTI원유 선물 ETN(H)은 19.60% 하락했으며, 거래량은 2만17주로 60일 평균 4368주의 약 4.6배 수준이었다.
원유 2배 인버스 상품은 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유가가 하루 8~9% 오를 경우 16~18% 하락하는 구조다. 이번 유가 급등으로 손실 폭이 확대되자 평균 대비 수배에 달하는 거래가 몰리며 변동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 중동 긴장 고조…유가 방향 가를 '호르무즈'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상승이 단순한 수급 변화라기보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간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석유시장은 전 세계 해상 에너지 물동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의 안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올해 WTI 예상 범위(45~70달러)와 원유 투자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지정학적 긴장에도 실제 공급 차질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중동 전면 확전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70달러 이상 상승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해외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 투자연구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사례로 평가했다.
모니카 디펜드 아문디 투자연구소 소장은 "이번 이란 사태는 지정학이 다시 핵심 거시 변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점점 '통제된 무질서'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충격은 시장의 일방향적 흐름보다는 자산 간 로테이션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는 이번 사태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로"라며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지 않는 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수준에 도달할 경우 수요 둔화와 경기 위축 우려가 상승 압력을 제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