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존 무역합의 원해" 차등 관세 압박 예고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과 관련해 미군 기지 사용을 거부한 스페인을 상대로 '전면 무역 중단'을 공언하며 통상 보복 수위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무역법상 권한을 활용해 국가별로 관세율을 달리하는 '차등 관세' 체제를 예고하며 이란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도 주요 교역국 전반을 압박하고 나섰다.
◆ 트럼프, 스페인에 '무역 전면 중단' 공언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스페인은 끔찍하게 행동했다"며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의 모든 거래를 끊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미군의 공격과 관련해 스페인 정부가 자국 내 미군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응으로, 스페인과의 무역 관계를 사실상 전면 중단하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스페인과 그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하며 안보 비협조 시 경제적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이 발언은 현재로서는 전면 무역 중단을 경고·공언한 수준으로, 대(對)스페인 교역을 즉각 차단하는 구체적인 행정조치가 시행에 들어갔다는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한 자리에서 "스페인을 어떻게 제재할지 조사하도록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 스페인 "일방적 변화 불가… 국제법 존중해야"
스페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 "어떠한 변화도 일방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스페인 정부는 성명에서 "만약 미국 행정부가 무역 관계를 재검토하고자 한다면, 민간 기업의 자율성, 국제법, 그리고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양자 합의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페인 정부의 의지는 상호 존중과 국제법 준수를 바탕으로 국가 간 자유 무역과 경제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며, 이는 언제나 변함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원하고 누려야 할 것은 더 많은 번영이지, 더 많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일방적 통상 압박에 법적·원칙적 기준을 내세워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 최장 5개월, 15%까지 글로벌 관세 재확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 대신 새로 가동된 글로벌 관세 체제도 재차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최장 5개월동안 전 세계를 대상으로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미 그 조치를 취했고, 그 기간 동안 여러 옵션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최대 150일 동안 10~15%의 일괄 관세를 전 세계 수입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2월 24일부터 실제 발동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각국이 "기존에 맺은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강조하면서 "관세율을 다소 올리더라도, 그들이 그 합의에 머무르길 원하기 때문에 협상은 꽤 수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 인상을 지렛대로 삼아, 대미 투자 확대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 그간 합의된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