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잔고 33조·미수금 2조 역대 최대 수준
과거 사례, 극단적 변동성 이후 낙폭 회복 흐름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등 시장 안정 장치가 잇따라 발동하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면서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등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날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 선물 가격 변동폭이 확대되자 프로그램 매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현물시장에 과도하게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만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장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하며 프로그램 매수 또는 매도 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지난 9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 8% 이상 급락하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하는 제도로 발동 시 모든 종목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가장 강력한 시장 안정 장치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배경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와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각각 33조원과 2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융자나 미수금이 일정 기간 내 상환되지 않을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지수 하락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증시 급락 국면에서 반대매매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반대매매 확대가 반드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잔고와 반대매매가 주가 하락 이후 나타나는 후행 지표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 급락 이후 신용잔고가 줄어들면서 반대매매가 증가하는 흐름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유례없는 약세를 겪고 있다. 사상 최대 수준까지 상승한 신용잔고는 시차를 두고 반대매매로 돌아올 수 있으며 이는 분명한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가 하락은 신용융자 잔고 감소로 이어졌다"면서도 "신용융자 잔고 감소가 확인되어야 주가가 반등했던 것은 아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주가의 후행지표이며 신용융자 감소가 주가 반등의 필요 조건인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서킷브레이커나 사이드카 발동 시점이 시장 공포가 극대화된 국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평균 약 32거래일 이후 지수가 9.9%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메리츠증권 역시 2010년 이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평균 약 23거래일 이후 지수가 사이드카 발동 당시 낙폭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락 주요 사건의 불확실성이 다소 진전되면 재차 지수 급등으로 이어졌다"며 "평균적으로 사이드카 발동 이후 23영업일 뒤 사이드카 발동 당일 지수 낙폭을 모두 회복했고 이후 44영업일(D+44)에는 지수가 5% 반등하며 사이드카 발동을 초래한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회피 성향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 리스크 확산 이후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100조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필요 시 확대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