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진학지도 학교가 맡자 학원 수요 줄어" 공교육 신뢰 회복 조짐 뚜렷
[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 9000원으로, 전국 평균 45만 8000원보다 11만 9000원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은 충청권 4개 시·도 중 사교육비가 가장 낮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도 70.2%에 그쳐 전국 평균(75.7%)보다 5.5%포인트 낮았고 특히 고등학교 참여율은 53.8%로 전년보다 6.5%포인트 줄어 감소 폭이 컸다.
충청권 타 지역과 비교하면 대전 44만 3000원, 세종 45만 8000원, 충남 34만 5000원으로, 충북만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사교육비' 흐름을 보였다.
청주에 사는 초등 2학년 학부모 이모(41) 씨는 "예전 같으면 저학년이라도 영어·수학 학원부터 알아봤을 텐데, 지금은 학교에서 방과 후랑 돌봄을 함께 챙겨줘서 학원에 꼭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줄었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나우 늘봄학교(방과 후·돌봄)'는 희망하는 초등 1·2학년에게 정규 수업 이후 매일 2시간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놀이·신체 활동부터 기초 학습, 예체능까지 학교 안에서 소화하면서, 학부모 입장에선 '하원 후 사교육'이 맡던 역할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구조다.
실제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학부모의 94% 이상이 프로그램 전반과 사교육비·돌봄 부담 경감 효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저학년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면서 방과 후·돌봄이 학부모 입장에선 사실상 '학원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은 또 '1교 1진학 대표교사' 제도와 진학 릴레이 연수, 대입 지원단 운영 등을 통해 진학지도의 무게 중심을 학원에서 학교로 옮기고 있다.
청주의 한 일반고 교사는 "예전에는 수시·정시 전략을 세울 때 학원 컨설팅을 먼저 떠올렸다면, 요즘은 학교에서 마련하는 진학 설명회와 1대1 상담을 학생·학부모가 먼저 찾는 분위기"라며 "상위권 학생들도 수능 대비나 비교과 준비를 상당 부분 학교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예·체 활동을 강화하는 '언제나 책봄' 독서 프로그램과 '어디서나 운동장' 신체 활동 프로젝트도 주목받는다.
시험 대비 문제 풀이 위주의 사교육 대신, 학교에서 독서·운동·예술 경험을 넓히면서 학생들의 시간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 조합이 '학습·진학은 학원, 돌봄·놀이는 학교'라는 이분법을 깨고 있다고 본다.
한 교육학자는 "충북은 학원 밀집도가 수도권보다 낮은 대신, 공교육의 빈곳을 채우는 방식으로 질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진학·방과 후·돌봄을 통합해 제공하면서 사교육의 필요성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사교육비는 줄었지만 상위권 학생들이 준비하는 심화·경시 분야는 여전히 사교육 의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고교 교사는 "심화 학습 수요까지 학교가 모두 떠안기에는 교사 인력과 시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특정 영역에 대한 선택적 사교육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윤건영 교육감은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공교육 신뢰가 높아지고 학교 중심의 진로·진학 지원과 맞춤형 학습 지원이 현장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충북의 특성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사교육 경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삶에 힘이 되는 실용 교육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고 공교육 안에서 학생들의 꿈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