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대 마약왕'…텔레그램 통해 국내 마약 유통 총책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핵심 인물…현지서 징역 60년
교도소서도 휴대전화로 마약 거래 지휘 의혹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국제 마약 조직 총책'으로 알려진 박왕열 씨가 국내 사법 당국의 손으로 넘어왔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25일 박왕열을 필리핀으로부터 임시 인도받았다.
박씨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인물로, 현지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내로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아왔다. 수사기관 일각에선 그를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부르며 국제 범죄 네트워크의 중심 인물로 지목해 왔다. 텔레그램 닉네임은 '전세계'로 알려졌다.
이번 인도는 양국 정상 간 직접 공조로 성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 자리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박씨의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했다. 이후 법무부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필리핀 사법 당국과 긴밀히 협의한 끝에, 22일 만에 전격적으로 인도가 이뤄진 것이다.

◆ 수감 중에도 마약 거래 지휘 의혹…교도소 'VVIP 생활' 논란
수사당국에 따르면 박씨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 달 약 60㎏, 금액으로 약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이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국내 일부 마약 유통 조직의 총책들이 박씨로부터 직접 마약을 공급받은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텔레그램 기반 온라인 거래망을 통해 국내 조직과 연락을 유지하며 공급망을 관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씨의 사건을 수사했던 김대규 전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올해 1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출연해 "그곳은 교도소라기보다 범죄자들을 모아 놓은 '범죄자 마을'에 가깝다"며 "TV를 보거나 운동을 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계장은 "특히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이 문제였다"며 "박왕열의 경우 이런 환경 덕분에 마약 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단속 과정에서는 교도소 내부에서 초호화 빌라, 스파 욕조, 운동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모습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과거 필리핀 교도소에서 진행된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입을 열면 한국이 뒤집어진다"거나 "검사부터 옷 벗을 사람 많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법무부는 2018년 박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는 이를 보류한 바 있다.
한편 영화 <범죄도시2>의 소재가 된 '필리핀 한국인 연쇄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 김성곤과 공범 최세용은 각각 2015년 5월과 2013년 10월 임시 인도를 통해 국내로 송환돼 우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핵심 인물…현지서 징역 60년
박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뒤 현지에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납치된 뒤 살해된 사건으로, 국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필리핀 법원은 2022년 4월 박씨에게 징역 60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서 형을 복역 중이다.
박씨는 체포 전 두 차례 탈옥해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20년 필리핀 당국에 다시 붙잡혔다. 특히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내로 마약을 공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