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한근 강릉시장 예비후보가 30일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AI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의 실현 가능성에 전면 의문을 제기했다.
김 예비후보는 "전력 공급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에서 13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강릉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릉시는 지난 26일 강동면 안인진리에서 시행사 강릉디씨피이에프(DC PEF) 주관으로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1단계 80MW 규모에 1조4000억원이 투입되며 전체 5단계를 거쳐 1GW급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의 내부 설비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 규모는 69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강릉시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는 이 사업의 핵심 전제인 전력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전력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해당 지역은 송전탑 건설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이고 계획 자체가 없다"며 "8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반드시 변전소가 필요한데 어디에도 건설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예비후보는 옥계 지역 포스코 변전소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내가 시장으로 재임할 때 이미 계획이 세워졌던 옥계 송전탑이 아직도 건설되지 않고 있다"며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의 베네피스 사업 전제가 되는 포스코 변전소도 2030년까지 완공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전소 하나 짓는 데 최소 5~10년이 걸린다. 한전과의 전력 수급 계약은 행정적 접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력업체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김 예비후보는 파트너사로 참여한 에코글로우에 대해 "화장품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애완용품, 테마파크, 면세점, 반도체, 의료기기 등 수많은 사업을 등기에 올렸다"며 "필요할 때마다 관련 사업을 걸고 부동산 PF를 조성한 뒤 빠지는 이른바 '땅 작업' 전문 업체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에코글로우는 옛 '스킨앤스킨'에서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로, 지난해 AI 사업을 정관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DC PEF의 과거 이력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김 예비후보는 "DC PEF는 2024년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에서 베네피스와 경쟁해 실적 부족으로 탈락한 업체"라며 "왜 탈락한 업체가 이듬해 다시 강릉시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규모의 현실성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구글이 런던 외곽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1조2000억 원,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에 짓는 것이 4조 원"이라며 "SK가 아마존과 울산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7조 원인데 유저도 없이 69조 원이라는 가공의 숫자를 남발하는 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기공식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예비후보는 인허가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주민 동의 절차, 주민 공청회, 시의회 보고 절차가 아무것도 없었다"며 "밀실 행정, 독선 행정의 전형적 사례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랭식 냉각 방식에 따른 주변 환경 영향과 주민 피해에 대한 평가도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릉시는 현재 한국전력 강릉지사에 전기 사용 계약을 신청한 상태로 3월 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자금 조달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행사 측은 "올 상반기 해외 기업들의 현장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사용자 기업의 구체적 정보는 비밀유지 계약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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