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시행 초기부터 '꼬리물기식' 고발 우려
"확정 판결 후 고소 등 요건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법왜곡죄가 시행되자 고발 활동을 이어온 일부 시민단체가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을 재고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재조사 후에도 똑같이 무혐의 결과가 나오면 수사 경찰·검사를 법왜곡죄로 고발할 태세다. 사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법왜곡죄 남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3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을 포함한 시민단체는 최근 무혐의로 종결된 고발 사건의 재고발을 검토 중이다. 재수사 결과에 따라 수사 당국을 법왜곡죄로 고발할 수 있다는 게 시민단체 설명이다.

법왜곡죄는 형사 사건에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검사, 경찰 수사관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령을 잘못 적용 또는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 정지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12일 시행됐다. 다만 시행 이전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세행 관계자는 "법 왜곡죄 시행 이전 것들은 고발할 수 없다"며 "공소시효가 안 지난 초창기 사건들 중 3가지 정도를 4월에 재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세행이 고려중인 재고발 사건들 중 하나는 '코바나 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이다. 이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기획한 전시회에 기업들이 대가성 혹은 청탁성 협찬을 했다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23년 이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 중 한 곳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특활비 옷 구매' 의혹을 무혐의 처분하자 수사한 검찰을 법왜곡죄로 고발했다. 서민위는 전날 이주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와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을 법왜곡·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서민위는 해당 의혹을 2022년 고발했다.
각종 의혹들에 대한 고발을 이어온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 역시 "최근 종합특검에서 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해 원희룡 전 장관을 출국금지 시킨 것을 법 왜곡죄로 고발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전 시의원은 지난 26일 '특활비 옷 구매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전 의원은 "경찰에서 또 무혐의 처분을 하면 그 때는 법 왜곡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왜곡죄에 대한 줄고발이 예상되면서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모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경찰청에 '법왜곡죄 판단 기준' 관련 자료도 배포했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법 왜곡죄에 따라 꼬리물기식 고소·고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반복되면) 수사기관이나 법원, 검찰 등도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소한 3심 이후 최종 확정 판결이 나오면 그 때에 한해서 법 왜곡죄 고소·고발이 가능하게 하거나, 현재 법안에서 모호한 구성 요건 등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법 왜곡죄와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등 고소·고발 총 8건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8건 중에 수사 경찰이 대상인 3건도 포함된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