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최저 수준 여성 비율도 개선 안돼, 현 체제 유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NH농협금융지주가 이찬우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NH농협금융지주는 3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2025년 재무재표 및 영업보고서, 이사 보수 한도, 임원 보수에 대한 일부 개정 규정 안건 등이 100% 찬성으로 의결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길재욱 사외이사(한양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재선임됐고,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신규 선임됐다. 이날로 임기가 종료되는 박흥식 비상임이사 대신 김원식 비상임이사가 새로 선출됐다. 이로써 기존 10인 이사회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문제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이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다. 이사회 공시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추천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 등 총 5인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황종연 농협금융지주 전략기획부문장으로, 회장 직속 핵심 참모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데, 경영진의 핵심 인사가 사외이사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이어서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이사회 독립성과 배치된 구조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을 배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임추위에서 사내이사를 제외하거나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한정해 독립성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신규 선임된 송민규 이사의 이력도 주목된다.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인 송 이사는 전 금융감독원장 금융자문관, 전 금융위원장 자문관을 거친 금융당국 핵심 자문 라인 출신이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출신인 이찬우 회장과 겹치는 네트워크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구나 송민규 후보를 추천한 주체는 임추위 자체로, 외부 독립 기관이나 주주로부터의 추천이 아니다. 공시에 따르면 임추위는 올해 1월 22일 열린 제1차 회의에서 '후보군 상정 및 확대 결정(이사추천 방식)'을 실시했다. 이는 임추위 위원들이 직접 후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외부 기관이나 주주 제안 등 별도의 외부 경로 없이 임추위 내부 인사들의 추천으로 후보군이 구성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이사회 다양성 문제도 미흡했다.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10%(10명 중 1명)로 5대 금융지주 중 최저 수준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번 신규 선임 기회에 여성 후보나 다양한 배경의 외부 전문가를 보강하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경쟁 금융지주들이 이번 주총 시즌에 여성 이사 비율을 높이고 독립이사 명칭 변경 등 이사회 다양성과 독립성을 높이려는 개편을 단행한 것과 다소 대비된다.
이같은 문제는 향후 금융당국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상장·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모범 규준 준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기준은 앞으로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안 TF 결과가) 4월 정도까지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지주들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준수해서 실천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부분을 강력하게 점검하고 감독할 예정"이라고 압박한 바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