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다원시스가 8일 법정관리 신청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 코레일이 다원시스와 9149억원 열차 계약 해지했으나 보증금과 손배가 묶였다.
- 노후 열차 유지비 증가와 안전 리스크로 코레일 부담이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코레일 계약 보증금 및 손배소 배상액 회수 난항 우려
노후 무궁화호 수리 등 부차적 비용 손실도 가중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철도차량 제작사 다원시스가 법정관리 위기에 놓이자 대규모 신규 열차 납품 계약을 체결했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재무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계약 해지 보증금과 손해배상금이 법정관리에 묶이면서, 신차 도입 지연에 따른 노후 열차 유지·보수 비용 등 추가 손실까지 코레일이 떠안게 된 상황이다.

◆ '빚더미' 다원시스 결국 상폐…코레일 자금도 묶이나
8일 업계에 따르면 다원시스 사태가 코레일에도 파급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원시스는 지난달 30일 수원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17일부터는 주식거래도 전면 정지됐다.
감사의견 거절 사유는 '과도한 부채로 인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감사 범위 제한'이다. 과도한 부채로 인해 회사가 당장이라도 존속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데다, 재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필수 회계 장부와 자료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원시스의 지난해 경영 성적표는 처참했다. 영업손실은 1081억원, 당기순손실은 1924억원에 달했으며, 당장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6975억원이나 초과하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당초 경영권 매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회생절차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원시스가 이처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이들에게서 신형 열차를 납품받기로 했던 코레일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레일은 애초 노후화가 심각한 기존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를 순차적으로 폐차하고, 그 자리를 신형 일반열차인 ITX-마음(EMU-150)으로 대체할 계획이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다원시스와 총 474량, 9149억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 다원시스는 1차 물량에서 30량, 2차 물량에서 184량을 제때 납품하지 못했다. 1차 계약분 150량은 당초 2022년 12월까지 납품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기약 없이 미뤄지다 2024년에야 반입되기 시작했다.
코레일은 납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2024년 4월 116량 규모의 3차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해당 계약분은 차량 제작을 위한 사전 설계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공공기관이 부실 업체에 발목을 잡혔다는 비판이 커지자 정부가 직접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번 공급 지연 사태를 두고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거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 또한 "노후 열차 교체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국민께 사과해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 코레일→다원시스 손배소·가압류 효력, 법정관리에 정지 위기
대통령의 공개적인 질책이 있은 지 세 달 만인 지난달 27일 코레일은 다원시스에 1~3차 구매 계약의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2712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보증기관에 청구할 방침이다. 다원시스 측은 "계약 해지 사유에 대해 거래 상대방과 이견이 있으며, 관련 사유에 대한 협의 진행과 함께 법률 대리인 선임 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해 다원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원시스가 납품한 ITX-마음 열차가 코레일의 설계 요구 중량(190톤)보다 무거운 205톤으로 제작되는 바람에, 하중을 맞추기 위해 입석 승객을 절반으로 줄여 태워야 하는 상황이 예견됐다.
이 떄문에 향후 25년간 발생할 운임 손실액이 약 110억원으로 추산됐다. 노후 무궁화호 추가 정밀안전진단 및 유지보수 비용 약 53억원도 여기 포함됐다. 지난 2월 대전지방법원은 코레일의 다원시스 물품대금채권 39억원 및 부동산 120억원 등 총 5건(159억원)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기도 했다.
다원시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 같은 절차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면, 기업의 자산 유출을 막기 위해 진행 중이던 모든 민사 소송과 가압류 절차는 법률에 따라 즉각 중단 및 효력이 정지된다. 소송에서 코레일이 최종 승소해 배상액이 확정되더라도 이 금액은 회생채권으로 묶인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기업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손해배상 채권이나 계약 자체는 인정되지만, 법원을 통해 전체 채무 금액이 대폭 조정된다"며 "남아있는 재산과 변제 계획 범위 내에서만 돈을 갚게 되므로, 채권자는 원래 청구한 배상액이나 돌려받아야 할 계약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 쥐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기 확보된 보증증권을 통해 보증기관(SGI서울보증 등)에 보증금을 청구해 손실을 메우겠다는 입장이다. 계약이행보증증권 등이 있다면 법정관리와 무관하게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전액을 보장하진 않는다. 보증증권에 명시된 가입 한도액 내에서만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납품 지연 기간이 길어져 실제 발생한 손실이 보증 한도액을 초과하면 나머지 금액은 다시 다원시스에 직접 청구해야 한다.
코레일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노후 철도차량 교체에 2조9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다. 운임 동결과 용산역세권 개발 지연 등의 재무 리스크로 영업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코레일은 2024년 기준 1195억원의 적자를 냈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서비스 지역 확대 등을 통한 매출 회복에도 운임 동결과 비용 증가로 인해 올해 역시 적자 지속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 노후 열차 수리비 등 부가적 피해 가중…조달 제도 한계 노출
신차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가장 심각해진 것은 승객의 '안전'이다. 20년 이상 노후화된 열차를 계속 굴리는 경우 사고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금속 부품이 오랜 기간 진동과 비바람에 노출되며 미세하게 갈라지는 부식피로 현상으로 주행 중 열차 하부나 차축이 파손될 수 있어서다.
낡은 열차를 굴리기 위한 수리비도 새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량 납품 지연으로 인해 노후된 무궁화호를 수리해 운행하는 데만 53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었고, 시민 불안과 고장 사고도 빈번하다"며 "계약 과정과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매섭게 지적한 바 있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아직 신규 EMU-150 차량의 추가 발주 계획을 명확히 수립하지 않았다. 코레일 측은 "신규 차량을 조기에 발주하고 기존 무궁화호를 대상으로 고객 편의시설을 신차 수준으로 리모델링해 이용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납품이 지연되는데도 계약 대금이 과도하게 선지급된 것이 사태를 키웠다고 분석한다. 올 2월 지난달 공공 계약 선금 제도를 개편해 최초 지급률을 기존보다 낮은 30~50%로 조정하고, 이행 확인을 전제로 최대 70%까지 단계적으로 집행하도록 사후 관리를 강화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선금 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철도차량 입찰 방식인 '2단계 경쟁 입찰' 자체가 기술 평가만 통과하면 무조건 가격을 가장 낮게 써낸 업체가 낙찰을 가져가는 구조라 출혈·저가 수주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구세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기술과 가격, 이행 역량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종합평가체계로 완전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지방계약법 체계에서 10억원 이상 물품 계약에 적용되는 종합평가낙찰제 등을 철도차량 조달에도 즉각 도입해야 무자격 업체의 시장 교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