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자가 24일 일본 도쿄에서 농심 신라면 40주년 취재하며 문화 차이를 느꼈다.
- 일본인들은 혼밥과 디저트 중심 카페 문화를 보이며 인터뷰 중에도 느긋했다.
- 국내 기업 해외 진출 성공은 현지화 노력과 내수 회복이 핵심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농심 신라면 40주년 현장을 취재하러 일본 도쿄를 찾았다. 바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한 카페에 잠시 몸을 기댔을 때 묘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소식한다고 알려진 일본인들이 각자 케이크 한 조각씩을 자기 앞에 놓고 먹고 있었다. 음료 하나에 디저트는 여럿이 나눠먹는 우리와는 확연히 달랐다. 낯선 일본어 간판도, 눈에 띄는 독특한 옷차림도 아닌 두 사람 앞에 각자 놓인 케이크 한 조각이 그 어떤 것보다 선명하게 '다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차이를 또렷히 느낄 수 있었다. 14살 소녀 두 명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두 소녀가 돌연 인터뷰를 멈추고 라면을 먹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통역을 도와주던 직원은 아무 말 없이 앞에 서서 그들이 자신들의 일을 끝마치길 기다리고 있었다. 서두르지도, 눈치를 주지도 않았다. 한국이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은 채 느긋하게 다시 인터뷰에 응하는 그 모습이 왠지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음식은 분명 맛있었지만 나오는 데 시간이 꽤 걸렸고, 아무리 맛있어도 조금씩 짜거나 달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또 하루 2만~3만보를 걸어야 도쿄를 제대로 훑을 수 있으니 중간중간 다리를 쉬어갈 카페가 절실했는데, 스타벅스 외에 프랜차이즈 카페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밥을 먹으면 자연스레 카페로 향하는 우리와 달리, 혼밥이 익숙하고 카페는 음료보다 디저트를 즐기러 가는 곳이라는 게 일본의 문화였다. 짧은 출장이었지만 그 결이 우리와는 꽤 다르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내수 침체에 지친 국내 식품 기업들이 너나없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에 힘입어 한 달 수출만 1억 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자 그 열기는 더욱 거세졌다. 제대로 된 제품 하나면 우리도 해볼 수 있다는 희망이 기업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이 기대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여겼던 일본조차 디테일한 문화가 하나하나 달랐다. 사업의 성패는 제품의 경쟁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타이밍, 문화, 유행...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 사람의 심리에 기인하기에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성공 사례들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농심의 판매 200억엔 달성도 마찬가지다. 그 성과는 단순한 제품 경쟁력의 결과가 아니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생활 방식에 맞춰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조정해온 노력의 산물이다.
우리가 말해온 '글로벌'은 지나치게 결과 중심의 언어였는지도 모른다. 어디서 얼만큼 성장했고, 어디서 얼만큼 후퇴했으며, 어느 법인은 철수했다는 식으로 숫자만 좇아왔다. 그러나 현지화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인지는 충분히 가늠하지 못했다. 모든 걸 완벽히 준비해도 단 하나의 어긋남에 발이 묶일 수 있는 곳이 해외 시장이다. 이번 출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쌓아가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내수 회복의 무게도 새삼 실감했다. 사업은 결국 돈이 성공과 지속성을 담보하는 세계다. 글로벌을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해도 본진인 내수가 계속 흔들리면 기업들은 앞으로 내딛는 한 발조차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수 침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진 지금, 기업도 정부도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반등의 발판을 함께 만들어야 할 때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