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학교 수학 교사 출신 최준호 씨가 11일 딸 제안으로 노인일자리에 도전했다.
- 춘천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 보조 역할을 맡아 아이들과 보람을 느꼈다.
- 노래 '낭만에 대하여'처럼 인생 후반부 실연의 달콤함을 찾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40년 재직 끝에 다시 교직으로
3시간동안 교사 보조 역할 맡아
아이들로부터 따뜻한 마음 느껴
초등학교 교사 노고에 새삼 감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아빠,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중학교 수학교사였던 최준호 씨는 딸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게 됐다. 최 씨는 춘천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 보조 역할을 하면서 가수 최백호 씨가 부른 노래인 '낭만에 대하여' 가사처럼 실연(失戀)의 달콤함을 찾았다.
11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최 씨는 '2025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수기 및 사진집'에서 "노래 '낭만에 대하여'에는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이라는 노랫말이 있다"며 "침묵 속에서 벗어나 다시 외치는 '제2의 발랄함'이야말로 어쩌면 인생 후반부에 찾아온 실연의 진정한 달콤함"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중학교 수학교사로 40년을 재직했다. 어느 날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딸이 춘천미래동행재단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도전해 보라는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롭게 출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응원도 뒤따랐다. 생각도 고루하고 체력도 노쇠한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농담할 것 같던 아내도 아주 좋은 일이라며 도전해 보라고 강하게 권유했다.
참여자로 선정돼 배정된 곳은 '춘천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긴장과 설렘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최 씨는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 동안 교사를 돕는 보조 역할을 맡았다. 교실 뒤편에 서서 담임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경청하도록 아이들의 자세를 바로 잡아 주고 준비물을 챙겨주며 수업 중에 일어나는 상황에 교사를 도와 대처했다.
출근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최 씨의 하루도 즐거웠다. 이른 아침부터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지 이것저것 고르고, 향긋한 크림을 바르고 머리도 정갈하게 빗어 넘겨 단장했다. 조금이라도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출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수업 시작 전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향해 "할아버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아이들로부터 따뜻함도 느낀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러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 눈에는 '할아버지'인 모양새다. 차분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 준비성이 남다른 아이, 친구를 챙기는 아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은 하나하나 흥미롭고 정겹다.
최 씨는 "할아버지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어린 시절의 마음속에 따스한 기억 하나를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큰 보람"이라며 "교사는 지식 전달을 넘어 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게 하는 데 있고 그 바탕에는 부모, 교사 지역 사회의 관심이 깔려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 교사들의 노고도 새롭게 알았다. 아이들이 투정을 부리고 떼를 써도 끝까지 다정한 말투와 인내로 이끌어가는 모습은 참된 교육자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연구수업을 준비하듯 정성을 쏟는 장면은 40년을 넘은 경력을 가진 최 씨에게도 감탄스럽다.
최 씨는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 무의식 중에 드러나는 몸짓 하나가 아이에게는 어떤 인상으로 남을지를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며 "손바닥에 사탕 하나를 건네는 아이,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환한 웃음을 지으며 혀를 날름 내밀어 보이는 아이를 보며 꾸밈없는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발견한다"고 했다.
주변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젊어 보인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최 씨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노인일자리에 대하여 관심이 고조돼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기에 재단에서는 더 많은 일자리를 개발해 희망하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 씨는 "'낭만에 대하여' 노랫말을 보면 왜 쓰디쓸 것 같은 '이 나이의 실연'이 '달콤하다'라고 표현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노인일자리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다 진 낙엽처럼 느껴졌던 인생이 다시 피어나고 고요할 것 같았던 나날에 다시 활기가 돋아나며 침묵 속에서 벗어나 다시 외치는 '제2의 발랄함'은 인생 후반부에 찾아온 실연의 진정한 달콤함"이라고 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