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교육계는 19일 교원 정치기본권 위축 속에 역사·민주시민교육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 교사들은 민원·보복 우려로 현대사와 정치 쟁점 수업을 피하고 학생들은 유튜브 등에서 왜곡된 역사관과 혐오 표현을 습득하고 있다
- 전교조 조사에서 교사 다수가 극우 혐오 표현 학생 증가와 실질적 대응 불가를 호소하며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과 법적 보호 장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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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온라인 커뮤니티로 역사 접하는 학생들…왜곡된 인식 우려
교육부, 역사교육 활성화 방안 추진…현장·관계기관과 정치기본권 논의 중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최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민주화운동 현장인 광주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정부가 역사·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교원 정치기본권 위축 등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결과 학생들은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를 미디어로만 접해 왜곡된 역사의식을 지니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반응이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전날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 가치를 배우는 사례를 살펴보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정부는 최근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과 수업 시수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은 20% 수준으로 전근대사보다 낮다.
고교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유튜브 등 온라인 역사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역사 관련 선택과목 신설을 추진한다. 또 '민주시민 역사 수업원칙'을 마련해 토의·토론 등 참여형 수업을 확대하고 역사 체험처 발굴과 역사 캠프 운영 등을 통해 탐구·체험 중심의 역사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량적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원 정치기본권이 위축된 상황에서 현대사와 민주주의 쟁점을 다루는 수업이 민원이나 정치 편향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호남권의 한 초등교사는 "격동적인 우리 현대사를 다룰 때 사실관계를 그대로 설명해도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오해를 받을까 부담스럽다"며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접한 왜곡된 표현을 말해도 교사가 적극적으로 바로잡기 어려운 분위기라 교과서에 적힌 사실만 확인하고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중등교사는 "우리나라 역사는 식민지배와 전쟁, 독재와 민주화, 산업화와 인권 문제가 얽혀 있어 연도와 사건명을 외우는 방식만으로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역사는 사회가 어떤 고통과 갈등을 거쳐 지금의 가치에 도달했는지 살피는 공부인데 시험 점수를 위한 강의로 축소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문제는 핵심을 겉도는 수업 방식에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 비(非) 교육적 경로로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왜곡된 역사의식을 갖거나 막연한 정치 혐오 표현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 80.2%는 학교와 교실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을 하는 학생을 '자주' 목격했다고 답했다. 해당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89.8%, 12·3 내란 이후 이런 표현을 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응답은 71.8%였다.
대응 과정의 어려움으로는 '실질적 조치가 불가능함'(59.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구체적 대응 방법을 잘 모름'(44.6%), '교사로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함'(43.5%), '민원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41.8%) 순이었다. 필요한 대응으로는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55.4%)과 '민원·소송으로부터 교사 보호'(46.9%)가 많았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는 공교육의 목표를 민주시민 양성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초중등교육법에는 실제 교실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뒷받침할 법적 내용이 갖춰쳐 있지 못하다"며 "특히 고등학교 일반사회 과목 등에서 정치교육이 다뤄지더라도 현실 정치 문제와 연결되는 순간 특정 정당 지지나 정치 세뇌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실 수업 상황 일부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교사를 공격하거나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 합의나 법적 보호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교사 개인이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업하기는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육부도 현장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각종 현장 의견을 청취 중"이라며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기조 아래 다수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있고 국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며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jane94@newspim.com












